[라이프] “위암 수술 기구 진화 … 90도 꺾이는 집게로 장기 손상 최소화”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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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한홍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다관절 복강경 수술 기구 ‘아티센셜’
직선형보다 좁고 깊은 부위도 접근
환자 부담 비용도 로봇 수술 4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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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이한홍 교수는 “아티센셜은 상하좌우 90도 회전이 가능해 일자형 복강경 수술 기구보다 복잡한 각도의 봉합이나 정밀한 박리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위암은 한때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암이었다. 지금은 발병률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국내 암 통계 상위권을 차지한다. 국가암등록통계(2023) 기준 갑상선암·폐암·대장암·유방암에 이어 국내 암 발생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위암 치료에서 위절제술은 가장 기본이자 핵심적인 치료법으로, 수술 방식에 따라 치료 결과와 회복 속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이한홍 교수에게 위암 치료법과 최신 수술 도구의 임상적 의미를 물었다.

우리나라 위암의 특징이 있다면.
“남성이 3분의 2 정도이고 연령대는 60대가 가장 많다. 또 과거에 주로 식생활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하부(위 전정부) 위암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상부 위암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유전이나 흡연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되는 암이다. 상부 위암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위암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표준 치료법은 수술이다. 암의 진행 정도 등에 따라 내시경 절제술 또는 위절제술을 시행하는데, 전체 환자의 약 70~80%는 위절제술을 받게 된다. 위절제술은 크게 ▶개복수술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로 나뉜다. 최근에는 국가 검진 확대 등으로 조기 위암의 진단이 늘어 배를 크게 여는 개복수술보다 복강경·로봇 수술 비중이 커지고 있다. 환자 몸에 작은 구멍을 뚫고 내시경 같은 기구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은 기본적으로 흉터와 합병증, 통증이 적고 환자의 회복 속도도 빠르다.”
수술 도구도 진화하고 있을 텐데.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복강경 수술 기구만 해도 기존의 일자형에서 진화해 최근에는 손목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다관절 복강경 수술 기구 ‘아티센셜’이 활발하게 쓰인다. 국내에서 개발된 이 기구는 핸드헬드형(의사가 직접 손으로 잡고 조작하는 기구)으로, 집게 부분이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90도까지 꺾인다. 덕분에 수술 부위에 필요한 각도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
환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뭔가.
“일단 수술 과정에서의 장기 손상이 최소화된다. 기존의 일자형 복강경 수술 기구나 로봇은 접근 각도에 한계가 있었다. 병변이 장기 뒤쪽, 닿기 어려운 부분에 있으면 그 앞에 있는 장기를 눌러 접근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티센셜은 어느 방향으로든 잘 꺾이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고, 좁고 깊은 부위도 안정적으로 접근한다. 로봇 수술과 달리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도 로봇 수술의 4분의 1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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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 수술 기구 아티센셜.

이 교수는 지난해 아티센셜의 효과를 비교 연구를 통해 검증하기도 했다. 연구에서는 위암 1·2기 환자를 ▶일자형 기구로 복강경 수술한 그룹 ▶아티센셜로 복강경 수술한 그룹 ▶로봇 수술한 그룹으로 200명씩 나눈 다음,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과 장기 생존율 등을 살폈다.

그 결과 4년 생존율은 일반 복강경 수술 그룹이 약 89%로 가장 낮았고, 로봇 수술과 아티센셜을 활용한 그룹은 94~95% 수준으로 비슷했다. 수술 시간은 아티센셜을 사용한 그룹이 가장 짧았으며, 출혈량은 세 그룹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교수는 “가장 정밀하다고 평가받는 로봇 수술과 비교해도 치료 성적이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효과적인 환자군을 꼽는다면.
“림프샘 제거가 중요한 진행성 위암 환자다. 위암 수술에서는 암 조직뿐 아니라 주변 림프샘을 얼마나 꼼꼼하고 정확하게 제거하느냐가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림프샘은 암이 퍼질 수 있는 주요 경로라 이 부분을 정밀하게 정리해야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아티센셜을 이용하면 혈관 등에 불필요한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림프샘을 하나하나 안정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의 이점도 궁금하다.
“아티센셜은 로봇 수술에 준하는 정밀성을 제공하면서도 추가적인 제반 시설 없이 기존 복강경 수술 환경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별도의 대형 장비나 고가의 로봇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돼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다.”
수술 후 신경 쓸 부분이 있다면.
“위절제술을 하고 나면 음식을 저장할 공간이 줄어든다. 덩달아 식사량이 적어져 기존처럼 삼시 세끼만 먹어서는 영양 결핍, 체중 감소 등을 겪을 수 있다. 아침·점심·저녁밥 사이에 간식도 챙겨 먹을 필요가 있다. 덤핑증후군도 주의할 부분이다. 덤핑증후군은 위절제술 후 음식을 한번에 빨리, 많이 먹으면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지나치게 빨리 쏟아져 내려가 생기는 증상이다. 맥박이 빨라지는가 하면 어지러움 등을 겪기도 한다.”
이 외에 환자들에게 해줄 조언은.
“우리나라 위암 치료 역량은 세계 선두에 서 있다. 수준 높은 치료가 가능한 만큼 진단 시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 안심하고 수술을 받았으면 한다. 여기에 아티센셜 같은 국내 원천기술 기반의 수술 기구도 꾸준히 발전해 치료의 완성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의료진을 믿고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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