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무원노조 “지방의원, 고압적 태도와 반말”…의회 “고유 권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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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동조합이 지방의회 의원들을 평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의회가 과도한 태도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충남 천안시공무원노조는 최근 '천안시의회 의정활동 자료 요구 및 질의방식에 대한 행정현장 인식 조사' 설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천안시의회 전경. [사진 천안시의회]
9일 천안시와 천안시의회 등에 따르면 천안시공무원노조는 지난 1월 26~30일 노조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무기명 방식을 통해 ‘천안시의회 자료요구·질의 방식에 대한 행정현장 인식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전체 조합원 2475명 중 37%(936명)가 참여했다. 조사 항목에는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 기한과 반복적 자료 요구, 의정활동이 행정업무에 미치는 영향, 인권침해 여부 등이 포함됐다.
노조 "퇴근 직전이나 야간·휴일에 자료 요구"
조사 결과 공무원들은 의원들이 촉박하게 자료를 요구,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이내에 자료 요구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633건(복수 응답)으로 가장 많았고 당일 제출 요구도 444건이나 됐다. 퇴근 직전이나 평일 야간은 물론 휴일(19건)에도 자료를 요구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천안시공무원노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료요구 범위를 최소화하고 제출 기한도 현실화할 것을 의회에 제안했다.
조사에 응한 노조원 가운데 351명(37.5%)은 자료 제출이나 답변 과정에서 직접 인권침해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침해 사례로는 고압적 태도와 반말(241건)이 가장 많았고 보복성 자료요구(121건)와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망신(107건), 폭언 및 협박(71건), 인신공격 및 모욕적 표현(61건)도 경험했다고 노조원들은 응답했다.
지난 1월 5일 열린 천안시의회 제285회 임시회 참석한 의원들. [사진 천안시의회]
조사에서는 토스트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는 왜 이런 것도 못 하냐”는 말부터 “커피를 맛대가리 없게 탄다”는 등의 막말로 인권을 침해당한 사례도 접수됐다. 공무원노조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인권침해 가해 의원’ 실명과 순위를 공개했다.
불안·수면장애, 정신과 상담·진료까지
조사에 응한 노조원들은 의원들의 고압적 태도로 업무 의욕 및 집중력 저하(278건), 의회 업무 회피(261건), 불안 및 수면장애(225건)를 겪었고 정신과 상담이나 진료를 받은 사례도 17건이나 됐다.
천안시공무원노조 이영준 위원장은 “의회는 의정활동 과정에서 공무원을 단순한 행정집행의 대상이 아닌 시민을 위한 공공의 노동자로 존중해야 한다”며 “의회의 견제와 감시는 정당하지만, 과도한 부담이나 인권침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4년 7월 15일 천안시공무원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시의회 사무국 소속 여직원을 지속해서 성추행한 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 천안시공무원노조]
이와 관련, 천안시의회 의장 직무대리인 류제국 부의장은 9일 “지방의회의 헌법적·법률적 권한과 역할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공무원노조 조사의 대상과 응답률, 방법 등에 한계가 있는데도 의정활동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천안시의회 "선거 앞두고 정치 개입 오인할 수도"
류제국 부의장은 “지방의회의 자료 요구와 질의, 행정사무감사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고유 권한”이라며 “집행부를 견제·감시하고 시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조사나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갈등과 불만은) 제도 개선과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둔 공식적인 협의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행정부 소속 공무원이 정치적 과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개입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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