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착취' 엡스타인에 "무시해&#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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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한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왼쪽)와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대화 사진. AP=연합뉴스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98)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가 대중 앞에 고개를 숙였다.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자 뒤늦은 사과를 했다. 미국 법무부가 엡스타인 수사 관련 문건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시작한 뒤 ‘판도라의 상자’에 곤욕을 치르는 또 한 명의 유명 인사가 됐다.

촘스키 교수의 아내 발레리아 여사는 8일(현지시간) 좌파성향 매체 Z네트워크에 부부 명의로 장문의 성명을 냈다. 발레리아 여사는 “남편의 특징 중 하나는 사람의 선의를 쉽게 믿는다는 것”이라며 엡스타인이 자신들을 속였으며 그의 배경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것은 ‘중대한 실수’였다고 밝혔다. 2023년 6월 뇌졸중이 발병한 촘스키 교수는 의료진의 간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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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의 부인 발레리아 여사는 8일(현지시간) 좌파 성향 매체 Z네트워크에 부부 명의로 장문의 성명을 내고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 Z네트워크 웹사이트 캡처

성명에 따르면 촘스키 교수가 엡스타인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엡스타인은 자신을 과학에 관심이 있는 자선사업가로 소개했다. 발레리아 여사는 “당시 엡스타인이 2008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남편이 (엡스타인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트로이 목마의 문이 열려 버렸다”고 밝혔다.

발레리아 여사는 “우리는 그의 배경을 철저히 조사하지 않은 부주의를 범했다”며 “중대한 실수였으며, 판단 착오에 대해 부부를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도움을 주는 친구처럼 보였지만, 범죄적이고 비인간적이며 변태 행위를 일삼는 사람과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모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저희 부부는 엡스타인이나 다른 사람이 부적절하거나 범죄적이거나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고 어떤 자리에서도 어린이나 미성년자가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엡스타인의 성착취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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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촘스키 교수와 엡스타인의 관계는 지난해 11월 미 민주당이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이메일에서 처음 드러났다. 해당 자료에선 촘스키 교수가 “엡스타인과 정기적 접촉을 유지한 것이 매우 귀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는 전언 내용이 있었다. 또한 촘스키 교수는 아파트 구매와 첫째 부인과의 결혼에서 둔 자녀들에 대한 재산 분배 등 재무 관련 조언을 엡스타인으로부터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선 2019년 엡스타인이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을 당시 촘스키 교수가 엡스타인에 “최선의 방법은 (각종 논란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조언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촘스키 교수는 2016년 주고받은 이메일에선 “저는 카리브해 섬에 대한 상상에 잠기곤 합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엡스타인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내 본인 소유 섬에서 호화로운 별장을 꾸미고 성착취 범죄를 벌였다.

촘스키 교수의 조언에 대해 발레리아 여사는 “엡스타인은 자신이 부당하게 박해받고 있다고 주장했고, 남편은 언론과의 정치적 논란에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한 것”이라며 “엡스타인이 이야기를 조작했고, 남편은 선의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빌 게이츠…엡스타인에 떠는 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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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 속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얼굴이 가려진 여성의 허리에 팔을 두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촘스키 교수는 최근 엡스타인 파일 공개로 처지가 곤란해진 유명인사 중 하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신원 미상의 여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미 하원 감독위원회 조사에 출석하기로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엡스타인을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엡스타인이 2013년 작성한 이메일 초안에는 ‘빌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뒤 성병에 걸렸고, 이를 당시 아내에게 숨기기 위해 항생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이자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전 왕자는 엡스타인 사건에 연루되며 왕자 칭호와 작위를 박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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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 속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신원이 가려진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도 2010년 엡스타인이 주최한 크리스마스 모임 참석예정자 명단에 이름이 포함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일론 머스크도 엡스타인 소유 섬 방문을 준비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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