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5 DSU중국학술토론회] “미·중 경쟁, 국면보다 구조를 봐야 한국 전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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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관세무역의 긴장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경쟁의 초점은 기술·체제·안보로 옮겨갔다. 미국은 동맹의 역할 확대와 비용 분담을 강조하며 개입 방식을 조정하고, 중국은 장기전을 염두에 둔 관리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변화하는 국면 속에서 한국은 선택을 강요받기보다 무엇을 분명히 하고 무엇을 유연하게 남길지에 대한 정교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에 있다. 2월 5일 동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원은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와 공동으로 '2025 제2차 DSU 중국학술토론회'를 열어 미·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번 토론회 주요 내용을 9회에 걸쳐 전한다.
신종호 한양대 글로벌문화통상학부 교수 발제: 한반도 전략환경 변화와 전망
신종호 한양대 글로벌문화 통상학부 교수는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를 단기적 국면 변화가 아닌 구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략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변하지 않는 국제 질서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한국의 전략적 선택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2월 5일 동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원과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25 제2차 DSU 중국학술토론회'에서 신종호 한양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중국연구소
신 교수는 현재 국제 질서를 단극이나 양극이 아닌 ‘다극적 세계질서’로 규정했다. 미국의 상대적 영향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러 패권 약화, 위안화 결제 확대, 글로벌 국력 분포 변화 등을 종합하면 미국이 여전히 핵심 국가이지만 과거와 같은 절대적 패권 국가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트럼프 1기 이후 형성된 ‘전략적 경쟁자’ 인식이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미국 민주·공화 양당 모두 대중 견제라는 큰 틀에서는 수렴하고 있다”며 “미·중 관계가 과거 협력 국면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 정책 담론에서 ‘디커플링’이나 ‘디리스킹’을 넘어 ‘컨테인먼트 2.0’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점을 주목했다. 그는 “미·중 관계는 단기적으로 오르내림을 반복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견제와 압박이 지속하는 구조”라며 “이 같은 구조를 간과한 채 단기 변화에만 대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미·중 통상 갈등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축소됐음에도 관세와 제재가 유지·강화되는 점을 들어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기술·안보 경쟁으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전기차·반도체·희토류 등 전략 산업에서의 경쟁은 안보 논리와 결합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응 전략에 대해서 신 교수는 ‘장기전’을 핵심으로 꼽았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중국의 자체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미·중 상호의존 구조 역시 비대칭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 의존도는 유지되거나 심화하는 반면, 중국의 대미 의존도는 줄고 있다”며 “이는 상호의존의 무기화가 갖는 또 다른 역설”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전략 환경에 대해서는 ‘세력권 경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한·미·일과 북·중·러 구도가 단순한 신냉전으로 고착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중국은 북·중·러 밀착이 신냉전으로 비화하는 데 대해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중 관계 역시 ‘전면 복원’이라기보다는 갈등 관리 국면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대응 전략으로는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목표로 하되, 사안별로 전략적 명확성과 전략적 모호성을 구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미·중 통상·기술 경쟁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이 유효하지만 독도나 서해 문제와 같은 핵심 이익 사안에서는 명확성이 필요하다”며 “대만 문제는 그 경계선에 놓인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국제 질서는 빠르게 변하지만 다극화와 미·중 경쟁이라는 구조적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한국은 변화하는 국면과 변하지 않는 구조를 구분해 대응 전략을 설계하고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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