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5 DSU중국학술토론회]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과 경제적 상호의존 공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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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관세무역의 긴장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경쟁의 초점은 기술·체제·안보로 옮겨갔다. 미국은 동맹의 역할 확대와 비용 분담을 강조하며 개입 방식을 조정하고, 중국은 장기전을 염두에 둔 관리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변화하는 국면 속에서 한국은 선택을 강요받기보다 무엇을 분명히 하고 무엇을 유연하게 남길지에 대한 정교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에 있다. 2월 5일 동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원은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와 공동으로 '2025 제2차 DSU 중국학술토론회'를 열어 미·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번 토론회 주요 내용을 9회에 걸쳐 전한다.
이한얼 부산대 교수 발제: 한반도 안보정세, 강화된 억제와 악화된 위기 안정성의 역설
이한얼 부산대 교수는 한반도 안보 정세를 평가하는 핵심 요인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한반도 전략 변화, 한국의 전략적 선택이 초래한 진영 대립 심화, 남북한 군사 교리와 군사 기술 발전을 꼽았다. 그는 “이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위기관리의 난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2월 5일 동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원과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25 제2차 DSU 중국학술토론회'에서 이한얼 부산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중국연구소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의 한반도 전략은 ‘전략적 방임’ 기조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군사 개입을 최소화하는 대신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을 확대하고 안보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접근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는 상시 배치에서 선택적·유료 배치로 바뀌고 있다”며 “한반도 핵 억제력 전개 역시 동맹국의 비용 분담과 중국에 대한 실질적 억제 효과를 조건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괌·오키나와에 배치된 미 전략자산 상당수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 집중되고 한반도 인근 전략폭격기 전개 빈도도 크게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합훈련 역시 대규모 실기동 훈련에서 저비용·효율 중심의 지휘소 훈련과 AI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전환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 또한 북한 억제 중심에서 인도·태평양 전역의 신속 대응군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현상 유지를 통한 ‘관리 모드’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미군의 맞대응 전개가 크게 감소하고 과잉 대응을 피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중국 역시 관리 차원의 대응을 하고 있지만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중국은 한·미·일 연합훈련을 ‘아시아판 나토’로 인식하며 대중국 포위 전략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방공식별구역 침범, 서해 실탄 훈련, 중·러 연합 전략 초계 등 비례적 군사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교수는 또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우회 지원 결정을 ‘전략적 실책’으로 평가했다. 이 결정이 북러 군사 밀착을 촉발했고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지원과 제재 무력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냉전식 북·중·러 진영의 완전한 복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은 북러 밀착에 대해 전략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진영 대결 심화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군사 교리와 기술 발전 역시 위기 안정성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북한은 핵무력정책법을 통해 선제 사용 가능성을 제도화하고 극초음속 미사일과 고체연료 ICBM, 전술핵 소형화 등으로 공격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한국은 3축 체계와 공세적 재래식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오판과 조기 핵 사용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한·미·일의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로 전쟁 억제력은 높아졌지만 완벽한 방어는 불가능하며 기술 격차와 통합 지휘체계의 취약성이 새로운 위험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목표를 완전한 비핵화에만 둘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위험 감소와 위기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군 당국 간 소통 제도화, 교전 수칙 합의, 중국을 포함한 기능적 위기관리 대화를 제언했다.
이 교수는 향후 동아시아 질서에 대해 “단일 패권이나 명확한 양극 체제가 아닌, 군사적 긴장과 경제적 상호의존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질서로 전개될 것”이라며 “한반도는 여전히 가장 위험한 발화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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