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동산 정상화 신호”랬는데…한강벨트 매물 늘 때 외곽은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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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한강벨트 지역에선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지만, 외곽 지역은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했다. 정부는 한강벨트 매물이 늘고 있다는 점을 두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 신호”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실수요가 몰린 외곽에서 매물이 잠기며 가격이 오르는 상황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뉴스1
송파 26.1% 늘었지만, 성북 15.5% 감소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오피스텔은 지난 1월 1일 5만7001건에서 9일 5만9606건으로 4.5% 늘었다. 매물 두드러지게 증가한 곳은 고가 아파트가 많은 한강벨트다. 송파구가 3351건에서 4226건으로 26.1% 늘었고, 광진구(24.6%)·성동구(18.9%)·서초구(18.6%)·강남구(16.7%)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포함한 한강벨트 매물이 는 것을 두고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효과라고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양도소득세 중과 혜택 종료 방침을 분명히 하고, 다주택자 보유세 인상을 검토한다는 점을 시사한 후 시장이 드디어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란 평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 들어강남3구 매물이 10%대로 늘었다. 정상화로 가는 첫 신호”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외곽으로 시야를 돌리면 정부 진단과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다. 같은 기간 성북구가 1881건에서 1580건으로 16.1% 줄었다. 이어 강북구(-15.5%)·구로구(-9.6%)·노원구(-7.3%)·금천구(-5.2%) 순으로 총 13개 자치구에서 매물이 감소했다. 모두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가 많아 신혼부부 등 젊은 층 수요가 집중된 주거 지역들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비싸서 못 사는 한강벨트…없어서 못 사는 외곽
이런 현상을 두고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강남 등 고가 주택 지역은 향후 세금 부담으로 선제적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남에도 이를 받아줄 수요가 많지 않아 적체되는 반면, 외곽 지역은 서울 자가 수요 욕구를 여전히 채워줄 수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각종 규제로 풍선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강남 매수세가 외곽 지역으로 이동한 현상은 다른 지표로도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을 보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강남 3구+강동구) 매매수급지수는 최근 2주 연속 하락한 101.9로 지난해 9월 첫째 주(101.9) 후 21주 만에 최저치였다.
반면 서남권(구로·금천·관악구 등)은 108.4로 전주(108.1)보다 매도자 우위 국면이 커졌고,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 역시 107.3으로 전주(107.0)보다 증가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매수자)보다 팔려는 사람(매도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부동산원의 같은 자료를 기준으로 자치구별 집값을 봐도 관악구(0.57%)·성북구(0.41%)·영등포구(0.41%) 등 외곽 지역 아파트값이 최상위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0.06%)가 전체 꼴찌인 점과 대조적이다. 올해 누적 상승률도 관악구(2.06%)가 전체 1위였고, 강남구(0.64%)는 21위에 그쳤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 전문가는 “1년에만 10억원 넘게 오른 집을 5000만원~1억원 싸게 내놓는 것이 ‘강남 급매’의 실상이고 가격도 25억원을 초과(대출 최대 2억원)하는 게 많다”며 “일반 가구 부동산 시장에선 ‘그들만의 리그’일 뿐 실제 구매가 가능한 외곽 지역에선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주거 비용이 오르고 있다”고 짚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강남 등 주요 선호지역에 나온 매물은 시장 전체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고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 규제로 거래 자체도 쉽지 않은 반면, 외곽 지역에선 매물 잠김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집값 안정화를 위한 다주택자 매물 유도와 거래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선 다른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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