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일 新밀월 예고…다카이치 “따뜻한 말씀 감사” 트럼프 “압승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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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8일 일본 요코스카 미군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옆에 두고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봄 백악관을 방문해 미·일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다카이치 총리)
“오늘 매우 중요한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여당 연합에 축하를 드립니다.”(트럼프 대통령)
8일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된 일본 총선 직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다.
일본 총선 사흘 전인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힘을 실어준 데 대해 다카이치 총리가 “따뜻한 말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사의를 표하며 미·일 동맹 강화 의지를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과 당신의 연립정부를 지지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화답한 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두고 “매우 존경받고 인기 있는 지도자”로 칭하며 “선거를 실시하기로 한 그의 과감하고 현명한 결정이 큰 성과를 거뒀다”는 덕담도 건넸다.
‘강한 일본’, 美 ‘동맹 분담 확대’ 일치
두 정상이 주고받은 글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트럼프-아베’를 잇는 ‘트럼프-다카이치’의 신(新)밀월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한 일본’을 앞세운 다카이치의 ‘보통국가화’(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의 전환) 전략과 동맹의 안보 분담 확대를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두고 “훌륭한 동맹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관계에 있다”고 평하며 “일본이 강하면 아시아에서 미국도 강해진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사안보는 물론 첨단기술·공급망 등 경제 안보를 포괄하는 동맹 관계를 일본과 함께 끌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양국 밀착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축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주원 기자
美재무 “日 강하면 美도 강해져”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유대 관계 강화는 선거 전부터 예견됐던 것이기도 하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트럼프 집권 초기 보여줬던 ‘조기 밀착 전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총리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다는 뜻을 표한 바 있다. 무역·통상 측면에서도 미·일 무역 합의에 따른 5500억 달러(약 80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착실히 이어가며 신뢰를 쌓는 모습을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코앞에 둔 지난 5일 다카이치 총리를 “강하고 지혜로운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한 배경이다.
美·日, ‘中 견제 강화’ 인식 공유
트럼프 행정부와 다카이치 정부의 최대 공통분모는 대(對)중국 관계로 집약된다. 양측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군사·경제 전반에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지난해 10월 28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요코스카 미군 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향해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압승으로 다카이치 총리는 숙원사업인 헌법 개정과 방위비 증액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각각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을 통해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를 요구해 온 만큼 일본의 방위력 증강은 미국의 계산에 부합하는 선택이다.
日 방위비 증액, 美 안보전략에 부합
특히 강성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가 그리는 개헌을 통한 일본의 보통국가화 행보에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소셜미디어 글에서 “당신(다카이치)의 보수적인 ‘힘을 통한 평화’ 의제를 이행하는 데 위대한 성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한 것은 다카이치 총리의 평화헌법 개헌 의지에 최소한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은 이미 지난달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한 방위비 증액과 제1도련선(일본 열도-오키나와-대만-필리핀-보르네오 북부를 잇는 가상의 선) 방어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향후 미·일 간에는 미사일 방어, 우주·사이버 안보 등 더욱 광범위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역할 분담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내달 19일 백악관 미·일 정상회담에서 무역과 안보를 아우르는 전방위 동맹 강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미·일 동맹이 견고해질수록 한국은 대중국 관계에서 더욱 ‘분명한 결단’을 요구받게 될 수 있다. 미·일이 안보와 경제 공급망에서 ‘원팀’으로 움직이는 구도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으려면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의 틀 안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각인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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