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도냐, 증여냐”…바빠지는 다주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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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앞에 양도세 등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주택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세무사 사무소와 주요 은행 지점에 주택을 매도 또는 증여했을 때 세금 차이 등을 문의하는 다주택자의 상담이 크게 늘었다.
양도세 중과 후 세 부담 3억→6억원대 '배 껑충'
우선 1~2년 내 집을 처분할 계획이 있었다면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 안에 파는 게 유리하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갖고 있는 A씨가 10년 전 단독 명의로 10억원에 매입한 주택을 20억원에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5월 9일 이전에는 양도세가 3억2891만원 부과된다. 기본세율(6∼45%) 과세에, 장기보유특별공제(10년 20%)까지 적용받아서다.
하지만 5월 10일 이후 팔게 되면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배제돼 양도세가 6억4076만원으로 배가량으로 껑충 뛴다. 3주택자라면 30%포인트가 중과돼 양도세로만 7억500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박경민 기자
A씨가 이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할 생각이라면 상황이 좀 복잡해진다. 먼저 이 주택을 자녀에게 단순 증여하면, 자녀가 내야 할 증여세가 6억140만원, 여기에 증여 취득세(2억4800만원)까지 더하면 증여에 드는 세금만 8억4940만원이다. 증여 비용이 중과 전 양도세보다 약 5억2000만원 많이 드는 셈이다.
자녀 증여 또는 양도 후 주식시장 넣기도
집을 파는 것(양도)이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것보다 당장 세금 측면에선 유리하지만, 이후 상황까지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A씨가 주택을 매도 후 발생한 수익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까지 계산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5월 9일 이전에 주택을 매도해 양도세(3억2891만원)를 납부한 후 남은 자금은 약 16억7100만원이다. 이를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현금에 대한 증여세로 4억7400만원이 부과된다. 결과적으로 총 8억300만원이 든다. 양도세 중과 후엔 양도세(6억4000만원)가 배가량 늘고, 남은 차액(13억6000만원)에 대한 증여세로 3억5300만원을 내면 총 9억9300만원이 든다.
우 전문위원은 “자녀에게 단순 증여(8억4940만원)와 양도 후 증여(8억300만원) 때 비용 차이가 크지 않고, 중과 이후엔 오히려 증여가 비용이 덜 든다”며 “이 때문에 양도 대신 자녀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양도세 납부 후 남은 자금을 주식시장에 넣는 등 다양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이번 계기로 주택을 정리하려는 다주택자가 많아 매물이 더 나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경민 기자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포함) 매물은 총 5만9606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지난달 23일 이후 6.0%(3389건) 증가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향후 보유세를 올릴 것으로 예상해 소득이 없는 일부 고령의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 가락동 대단지 헬리오시티(9510가구)에선 전용 84㎡가 최근 30억원에서 1억원 낮춘 ‘급매’가 나왔다.
다만 거래가 바로 성사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헬리오시티 한 공인중개사는 “25억 초과 고가 주택은 최대 대출이 2억원 정도라 현금 부자 아니고선 손바뀜이 쉽지 않다”며 “또 5월 9일이 다가올수록 매물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매수자도 아직은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3~4월로 갈수록 매물이 늘면서 실거래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5월 10일 이후엔 매물이 잠겨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 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이후엔 세 부담이 과해 다주택자 매물은 잘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급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나면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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