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밥 한 끼 합시다"…장관회의에 야당 앉힌 김 총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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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하는 장관 회의에 야당 의원이 와서 발언한 적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야당 인사인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청년최고위원)을 향해서다. 좌중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고, 김 총리는 “우리 사회가 해야 하는 많은 협치 가운데 최초가 청년 분야에서 시작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초당적 협치’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정책 논의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운데)와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전국청년위원장),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청년최고위원 겸 중앙청년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우 의원의 정부 회의 참석은 지난해 11월 7일 “언제 기회가 되면 모시고 말씀을 듣겠다”고 한 김 총리의 말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회 예산결산특위에 참석한 김 총리는 연금개혁 이슈에서 청년세대의 목소리가 소외돼 있다는 취지의 우 의원 질의가 끝나자 이렇게 말했다. 인사치레로 여겨졌던 이 말은 지난달 총리실이 우 의원을 공식 초청하면서 현실화했다.
우 의원은 회의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생긴 광역시·도 창조혁신센터 지원과 결혼 장려 정책 발굴을 요청했고, 김 총리는 공감을 표시하며 “다음 회의는 ‘결혼 페널티’ 문제 등을 포함한 혼인 장려 정책을 중심으로 논의하자”고 호응했다. 두 사람은 회의 직후 별도 면담도 했다. 김 총리는 “우 의원이 여기 와서 또 뭐라고 (비판)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다음에 또 와 달라”며 식사 제안도 했다고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원과 국무총리를 겸하고 있는 김 총리가 최근 정청래 민주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서 얼어붙은 여야 관계에 조금씩 균열을 내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총리는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국민의힘의 대여 투쟁 기조에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김태호(4선)·박성민·서범수·최형두(이상 재선)·김재섭·유영하·이상휘(이상 초선) 의원 등 최소 10여명의 국민의힘 의원을 삼삼오오 초청해 오·만찬을 가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가 최근 강조하는 청년 관련 의제도 당정 외 김재섭 의원 등 야당 인사들과 소통하며 나온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김 총리는 지난해 12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모친상(喪), 김재섭 의원 장모상 때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과거부터 가까운 사이인 신성범(3선)·이성권(재선)·김대식(초선) 국민의힘 의원과는 수시로 소통한다고 한다. 지난 4일 장동혁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때 본회의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 국민의힘 의석을 돌며 악수를 한 김 총리는 지난 8일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선 “신속한 입법 처리를 정부에서는 제가 직접 챙기면서 국회의 여야 지도부를 만나 뵙고 요청도 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리 공관에 다녀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적인 만남”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했지만, 총리실은 “국정의 안정과 정부 정책의 집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야당의 협조가 필수라는 게 김 총리의 지론”이라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국가 전반에 대한 걱정의 방향이 일치하고 정치의 역할과 도리에 관해 고민하는 지점이 같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에도 적지 않다”며 “김 총리가 여야 냉각 분위기에도 꾸준히 공관에 초청하며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종의 ‘라포’(신뢰관계)를 형성해 온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김 총리는 청년 정책을 시작으로 향후 다른 분야로도 여·야·정 협치 모델을 확장할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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