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주 상징 캐릭터 11개 넘게 난립, 대표 얼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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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범기 전주시장(오른쪽 둘째)이 지난해 8월 25일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기원 행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빨강·파랑 얼굴의 두 캐릭터가 양팔을 활짝 벌린 채 윙크한다. 한국 전통 부채인 태극선과 합죽선을 각각 의인화했다. 맛과 멋의 고장으로 이름난 전북 전주시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둔 2001년 제작한 시 공식 마스코트 ‘맛돌이’와 ‘멋순이’다. 25년이 지난 지금 두 캐릭터는 사실상 사라졌다.
전주시가 20여년간 수억원을 들여 시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10개 이상 만들고도 도시 브랜드로 키우지 못한 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신유정 전주시의원은 최근 제427회 임시회 5분 자유 발언에서 “전주엔 통합적으로 관리되는 대표 캐릭터가 없다”며 “난립한 캐릭터를 정리해 전주의 얼굴을 하나로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시 캐릭터 ‘싱이’(위)와 ‘맛돌이’ ‘멋순이’. [사진 전주시]
9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에는 시 출연기관을 포함해 최소 11개 이상 공공 캐릭터가 있으나 대부분 잊히거나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맛돌이·멋순이와 전주천의 쉬리(잉엇과 민물고기)를 형상화한 ‘싱이’가 대표적이다. ‘싱이’는 전주의 깨끗한 환경을 보호하는 요정으로 개발됐으나, 이 캐릭터의 이름과 의미를 아는 전주시민은 드물다.
지난해 9월 열린 ‘제1회 전주드론축구월드컵’에도 ‘드로니’란 캐릭터가 제작됐다. 이 대회는 “참가 규모 부풀리기, 국가대표 자격 검증 부재 등 전 과정이 허술했다”(김세혁 전주시의원)는 등의 혹평을 받았다. 직장인 최모(32·전주 중화산동)씨는 “그런 대회가 있는 줄 몰랐다. ‘드로니’는 또 뭐냐”고 했다.
신 의원은 “일부 캐릭터는 저작권이나 상표권조차 확보되지 않았고, 필요할 때마다 개별 용역으로 제작되다 보니 예산 투입만 반복됐다”고 했다. 전주시는 캐릭터 개발 용역만 8차례에 걸쳐 약 2억1000만원, 최근 5년간 관련 사업비로 2억4000만원을 썼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캐릭터 IP(지식재산권)를 한 번 개발하면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분야로 확장·활용이 가능한 ‘정보재’로 분류한다. 캐릭터 IP는 특정 캐릭터나 그 캐릭터가 포함된 콘텐트의 법적 권리를 말한다. 신 의원은 공공 캐릭터를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는 핵심 자산으로 본다. 구체적으로 부산의 ‘부기’, 진주의 ‘하모’, 용인의 ‘조아용’ 등을 사례로 들었다.
특히 대전시는 1993년 엑스포 마스코트였던 ‘꿈돌이’를 2020년 이후 현대적으로 재정비해 ‘꿈씨패밀리’ 체계로 확장했다. 영리 목적일 땐 사용료를 받지만, 공익 목적엔 무료로 지식재산권을 개방하니 관광·체험·상품 소비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 기준 관련 상품 매출 15억원, 경제적 파급효과 약 4000억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대전관광공사 측 설명이다.
반면 전주시는 단발성 이벤트에 그쳤다. 2024년 캐릭터 시민 공모전은 최우수작 없이 끝났고, 실제 개발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신 의원은 “기존 캐릭터 리뉴얼, 신규 캐릭터 개발, 목적별 캐릭터 통합 등 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이라며 “잘 정립된 대표 캐릭터는 전주를 기억하게 만드는 가장 직관적인 ‘도시의 언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관련 부서 의견을 수렴해 캐릭터 폐지나 대표 캐릭터 선정을 포함해 도시 브랜드 관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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