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편 모텔, 며느리 목욕탕 하는데… "위생업소 지원 발의" [지방의회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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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S시의원(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창원시에 ‘LPG(액화석유가스) 저장용기 안전검사 비용 지원’ 관련 조례안에 대한 담당 부서 의견 검토를 요청했다. 그는 “올 상반기 안에 발의하고 싶다”고 시에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해당 조례안은 LPG 판매업자가 부담하는 저장용기 안전검사 비용을 지자체가 일부 지원하자는 게 골자다. 통과될 경우 업체당 1년에 100만원가량을 시 예산으로 지원받게 된다. 문제는 S시의원 배우자가 LPG 판매업소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S시의원은 중앙일보의 “이해충돌이 아니냐”는 질문에 “논란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조례 발의를 고민해 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방의회 로고. 연합뉴스
지방의원이 자신 또는 가족 사업에 유리한 조례를 발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의정활동 아닌 ‘영업 활동’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전남 목포에서는 자동차정비업자인 P목포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동종 업종의 사업자·종사자에게 지자체가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가 논란 끝에 상임위에서 부결됐다.
경남 하동군의회가 지난해 6월 통과시킨 ‘위생업소 지원 조례 개정안’도 논란이다. 발의자인 K군의원(국민의힘) 남편과 아들 부부가 각각 모텔과 목욕탕(대표 며느리)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에 위생 관리를 잘한 ‘모범·우수 업소’를 새롭게 포함시켰는데, K군 의원 남편 모텔이 공중위생서비스 평가에서 ‘녹색(최우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K군의원은 “별도 신청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 가족이 혜택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의원연구단체도 ‘영업’에 활용됐다. 고양시의회 사무처가 2년 전 의원연구단체 의뢰로 한 업체와 2200만원 상당의 연구용역을 수의계약했는데, 연구단체에 소속된 K시의원(민주당)과 업체 대표가 가족관계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24년 전국 20개 광역·기초의회를 대상으로 이해충돌 실태조사 당시 당선 전후 민간 업무활동 내역을 제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제출한 의원이 조사 대상 518명의 59.5%인 308명에 달했다.
김영옥 기자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일도 빚어진다. L성남시의원(민주당)은 2019년 3월 성남시 공무직이자 친구인 A씨에게 “사업 자금으로 3000만원이 필요하다”며 빌려달라고 했다. A씨는 여러 차례 이어진 L시의원의 요구에 심리적 압박을 느꼈고, 은행 대출을 통해 돈을 마련해 줬다. 하지만 L시의원은 “돈을 갚겠다”던 2020년이 지나도록 원금은커녕 이자도 주지 않았다. 참다못한 A씨는 2023년 민사소송을 제기,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도 L시의원은 갚지 않았다. A씨는 민주당 지역위원회를 찾아가 피해 사실을 알렸고, 올해 들어서야 남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L의원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부인했다. 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관용차나 관사 등 공적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부실하게 관리하는 경우도 20개 의회 중 11개에 달했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원이 주민 아닌 가족의 이익을 대표해 자치입법권을 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각 정당은 이해충돌 논란이 생긴 의원에겐 공천 페널티를 확실히 주는 등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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