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강선우 4개월 피하던 김경, 김태우 ‘당선무효형’ 다음 날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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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전 서울시의원. 뉴스1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경 전 서울시의원을 만나 공천용 뇌물 1억원을 돌려준 날은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바로 다음 날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시의원도 당시 강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차기 강서구청장 관련 언급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9일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에게 1억원을 반환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날은 2022년 8월 13일이다. 회동 전날인 그해 8월 12일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던 김태우 당시 강서구청장이 항소심에서 직 상실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날이다.
강 의원은 지난 3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2022년 4월 20일부터 그해 8월까지 수차례 1억원 반환 시도를 했지만 김 전 시의원이 회피했다”며 “그러다가 돌연 ‘만나자’고 회신이 왔는데 그날이 8월 13일 이었다”고 진술했다. 강 의원이 관련된 내용이 적힌 일정표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된 김태우 당시 강서구청장(전 검찰 수사관)이 2022년 8월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정치권에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었다. 강 의원 주장이 사실이라면, 1억원 반환을 피하던 김 전 시의원이 돌연 강 의원을 만나자고 한 것은 차기 강서구청장 공천 관련 문제를 논의하려 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경찰도 1억원 반환 이후에 김 전 시의원이 지속해서 강 의원에게 돈을 전달하려고 한 이유가 강서구청장 공천 때문인지 의심하고 있다. 실제 경찰은 최근 조사에서 1억원 반환 날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이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와 관련한 논의를 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다만 강 의원은 “강서구청장 관련된 얘기는 하지 않았고, 1억원을 반환하려는 데만 집중했다”고 답했다.
보궐선거 가능성이 커진 이후 김 전 시의원 측의 뇌물 전달 시도는 지속됐다고 한다. 김 전 시의원 측은 2022년 10월 8~11일 후원금 8200만원을 쪼개기 방식으로 입금했다. 이어 2023년 1월 16일 지역 행사에서 “초콜릿 선물”이라며 쇼핑백을 강 의원 차에 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특히 2023년 5월 18일 대법원에서 김 전 구청장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며 보궐선거 일정이 정해진 후,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직접 돈을 전달하려다 거부당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2023년 6월 초, 김 전 시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찾아와 강 의원 어깨에 가방을 걸어주며 “힘내시라고 가져왔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몸싸움을 하다시피 거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 관계자 PC에서 김 전 시의원이 강서구청장 공천을 받기 위해 정치권에 전방위 로비를 하려고 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를 확보했다. 김 전 시의원은 6월 말~7월쯤 한 민주당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지도부 소속의 A의원이 (공천) 작업을 해주기로 했었는데, 강선우가 계속 방해하니까 A의원이 나를 만나지도 못한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의원회관 내 강선우 의원 사무실의 모습. 연합뉴스
이와 관련 김 전 시의원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을 피해다녔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외려 8월 13일에 강 의원이 갑자기 요청해 돈을 돌려줘 ‘의아하다’고 진술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외려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이 먼저 뇌물을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김 전 시의원은 최근 조사에서 “강 의원 측이 먼저 ‘잘 쪼개어 티 안 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강 의원과 후원 기한도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강 의원과 함께 참석한 지역 행사에서 ‘후원금 형태로 돈을 전달하기가 힘들다. 현금으로 드리면 안 되느냐’고 묻자 강 의원이 ‘그래요’라고 답했다”며 “이 때문에 공개 행사에서 쇼핑백으로 다시 준 것”이라고도 주장했다고 한다. PC에 담긴 녹취록에 대해선 김 전 시의원 측은 “녹취에서 언급된 정치인이나 그 누구에게도 어떤 명목으로든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배임수·증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제2부는 “범행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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