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힘, 대전·충남 통합 반대로 급변침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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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주도하던 국민의힘이 급변침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에 이어 대표까지 통합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정통합 입법 공청회’에 참석해 “많은 분들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 관료들의 저항이 굉장히 심하다”며 “중앙정부가 권한을 더 내려 줄 때만이 지방분권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정치적 의도만 남은 행정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21일 대전시청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긴급 회동에 앞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2026.01.21.
장동혁(충남 보령-서천·재선)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에서 내놓은 행정통합 방안은 지방재정 분권 등에 있어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선거공학적 졸속 방안”이라며 “돈을 퍼주면서 껍데기만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통합 태스크포스’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찾자”고 역제안했다.
통합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여당안이 제시하는 분권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연간 약 9조원의 재정을 지원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권한이 항구적으로 (통합특별시에) 이양돼야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열어갈 힘을 갖추게 된다”며 “민주당안은 졸속”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법안이 통과되면 ‘대전충남특별시’(가칭)는 중앙정부로부터 10년간 3조7000억원 규모의 한시적 재정 지원만 받고, 그린벨트 해제권한 등은 넘겨받지 못할 거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형평성도 문제삼고 있다. 민주당이 발의한 전남·호남 통합법에는 통합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대부분 의무로 규정된 반면, 대전·충남 통합법에는 대부분 재량으로 규정돼 있다는 주장이다. 이 시장은 통화에서 “대한민국에 전라도만 있냐는 분노가 지역에 팽배해지고 있다”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도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의회는 10일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대전시의회는 또 지난해 7월 의결했던 대전·충남 통합 찬성안을 취소하고 재의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실질적 이유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 저지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민 대표는 “국민의힘이 대전·충남 통합법 반대의 셈법에는 6·3 지방선거 공직자 사퇴 시한(3월 5일)까지 강 비서실장의 거취 표명을 어렵게 하려는 계산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이 출마하지 않아야 승산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비서실장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전민규 기자. 2026.02.06.
한 충청 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주민투표 논란까지 휩싸인 마당에 강 실장이 출마를 선언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중앙일보 통화에서 “강 실장이 안 나오면 당내에서 출마선언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공직자 사퇴 시한이 지나도 통합법 시행 10일 내에 사퇴하면 출마를 할 수 있게 한 민주당 법안의 부칙 조항도 문제 삼고 있다. 또 다른 충청 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상 강 비서실장에게 출마 길을 열어주고 꽃가마까지 태워준다는 발상“이라며 “정치적 야욕에 행정통합이라는 국가 대개조 문제가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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