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감원, 빗썸 ‘유령 코인’ 사태에 검사 전격 전환
-
18회 연결
본문
이벤트 보상 과정에서 비트코인(BTC) 62만 개(약 62조 원)를 잘못 지급하는 사태가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일주일간 수수료 면제 등을 시작한 9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가상자산 시세가 나오고 있다. 빗썸은 수수료 면제와 함께 비트코인 시세 급락 과정에 매도 손해를 본 고객에게 매도 차익 전액과 10%의 추가 보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뉴스1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관련해 현장 점검을 중단하고 정식 검사 체제로 전환했다. 사고 발생 사흘 만의 초고속 격상으로,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을 “시장 질서를 훼손할 수 있는 중대 사안”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빗썸에 검사 착수를 사전 통지하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검사에 돌입했다. 사고 다음 날인 지난 7일 현장 점검에 나선 지 불과 사흘 만이다. 금감원은 검사 인력을 추가 투입해 조사 범위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핵심 쟁점은 실제 보유 물량을 훨씬 초과한 비트코인 지급 경위다.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4만2000개로, 이 가운데 회사 보유분은 175개이고 나머지는 고객이 위탁한 물량이다. 현재 빗썸의 비트코인 보유 물량은 이보다 늘어난 약 4만6000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이의 13~14배에 달하는 62만개가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중앙화 거래소(CEX)의 특성상 장부 거래 방식으로 운영되는 구조에서 이 같은 대규모 오지급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빗썸 오지급 사태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김상훈 의원실]
업계 안팎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과 동일한 종류·수량의 가상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도록 규정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라며 “오지급된 코인 62만개가 실제로 한꺼번에 인출 가능한 구조였는지도 검사에서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빗썸의 내부통제 시스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실무자 1명의 클릭만으로 코인 지급이 가능했던 결재 구조와, 장부상 물량과 실제 보유 물량을 상시 대조·점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주요 점검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검사 결과를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 과정에서 보완 과제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유령 코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은 어렵다”며 “검사 결과를 토대로 강력한 보완 과제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통제 미비가 드러나면서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자는 논의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빗썸 사태가 개별 사고를 넘어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신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