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부, 폐쇄 10년 맞은 개성공단 재가동 희망…북측엔 "연락채널 복원하자"
-
12회 연결
본문
개성공단 폐쇄 10년을 앞둔 9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통일부가 "2016년 2월 우리가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은 자해 행위였다"며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희망한다"고 10일 밝혔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10년을 맞아 내놓은 대북 유화 메시지로, 지난 2004년 개성공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산파' 역할을 한 정동영 장관의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개성공단은 남북 접경지역의 경제 발전은 물론 남북 공동 성장을 위한 대표적 실천 공간이자 가장 모범적인 '통일의 실험장'"이었다면서 "2016년 2월 우리가 일방적으로 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은 남북 간 상호 신뢰 및 공동 성장의 토대를 스스로 훼손하는 자해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북이 2013년 8월 '정세와 무관하게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는 합의를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2월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은 상호 신뢰의 기반을 훼손한 결정이었다"라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또 통일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 측이 아무런 상응 조치를 취하지 못해 재가동의 결정적 기회를 놓친 바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다.
북한을 향해서는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희망"한다면서 "우선 장기간 단절된 남북 간 연락 채널을 복원해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와 무너진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다방면의 소통과 대화가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2024년 해산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빠른 시일 내에 복원시킴으로써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제도적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정동영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개성공단 재가동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때 해산돼 청산 법인만 남은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원들이 10일 개성공단 전면중단 10주년을 맞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뉴스1
통일부는 또 중단 장기화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본 기업인들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라며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기업의 경영 안정 등을 위한 다각적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차원에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 유감 입장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2016년 2월 "개성공단 임금 등 북한으로 유입된 현금이 대량살상무기(WMD)에 사용된다는 우려가 있다"라며 공단의 전면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통일부가 신뢰 훼손을 언급한 것도 해당 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일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1월)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2016년 2월)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중단 결정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졌다는 우려는 나왔지만,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계속 하는 가운데 개성공단 폐쇄는 결국에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한·미가 구심점이 돼 대북 제재 강화 등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현금이 공급되는 개성공단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은 개성공단을 그냥 두면서 왜 우리에게만 제재에 동참하라고 요구하느냐”는 취지로 문제 제기를 해 정부가 전격적으로 중단을 결정했다는 게 관련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의 전언이다.
통일부의 입장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대북 제재가 한층 강화돼 북한과의 합작 사업이나 금융 거래 등은 거의 막혔기 때문이다. 북한이 그간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가동하는 정황도 수차례 포착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제재를 부인할 수는 없다"라며 우선 남북 간 재가동을 위한 협의에 착수하고 미국·유엔과 제재 문제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원들은 이날 개성공단 전면 중단 10주년을 맞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