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핵잠 협상팀 방한 앞두고…러 "한국 핵잠, 핵확산 방지 기준 준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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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구체화할 미국 실무 협상팀의 방한을 앞두고 러시아가 공개적인 견제에 나섰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P5)이자 합법적 핵보유국인 러시아가 처음 입장을 밝힌 것이라 주목된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핵잠 건조 계획은 핵무기 비확산(NPT) 원칙에 따라 투명한 통제 조치를 준수하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핵잠 건조 계획은 아직 미국으로부터 기본적이고 일반적 승인을 얻은 상태일 뿐이라고 거론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틀 아래에서 핵잠 원자로에 사용되는 핵물질 관련 검증 활동에 대해 폭넓은 국제적 토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러시아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잠수함 사업 시행 과정에서 핵확산 방지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겠다는 서울 측의 확약을 우리가 기록으로 남겨두는 바"라면서도 "이런 확약은 회원국들이 이해할 수 있고 투명하게 신뢰할 수 있는 회계 및 통제 조치로서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인터뷰는 북한이 핵잠용 소형 원자로를 이미 만들어 건조 중인 잠수함에 탑재했을 가능성과 그 과정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5일 건조 중인 8700t급 핵잠수함의 모습을 과시하듯 공개하면서 한국의 핵잠 건조 계획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10일 “대한민국은 NPT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IAEA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도 “우리나라는 NPT 의무 성실 이행국”이라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측이 제기한 투명성 우려에 대해 국제 규범을 준수하고 있다는 원칙론으로 대응한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러시아가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에 대해 공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의 합의 당시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던 러시아는 그간 북·러 밀착을 강화하면서 한·미·일 협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앞서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21일 ‘한국 정부가 러시아 측과 북핵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보도를 전면 부인하면서 “소위 비핵화는 새로운 지정학적 현실에서 의미를 잃었으며, 러시아는 서울과 평양 간 중재도 배제한다”고 못 박았다.
특히 이번 발언은 핵잠 도입과 관련한 한·미 간 실무 협상이 관세 문제 등 통상 마찰에 밀려 지연되는 틈을 타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미 간 안보 패키지 이행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 ‘핵 확산’ 프레임을 부각해 압박에 나선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최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달(2월) 중으로 각 부처를 망라한 팀이 방한한다는 점을 확인받았다”라고 말했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라고 한다. 앞서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 협상팀이) 지금쯤 한국에 와서 협의를 했어야 할 때인데 지연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새삼스럽지 않은 예견된 견제구”라며 “앞으로 미국과 실무 협상이 구체화될 수록 그에 상응해 견제 수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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