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현준 美승부수 통했다”…효성, 7800억원 최대규모 전력기기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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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이 효성중공업 전력기기 생산현장 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효성

효성중공업이 미국에서 7800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따냈다. 한국 전력기기 기업 중 단일 프로젝트 기준 최대 수주 금액이란 설명이다.

10일 효성중공업은 미국 송전망 운영사와 765킬로볼트(㎸)급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약 7870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미국에서 765㎸ 초고압변압기, 800㎸ 초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풀 패키지’ 공급 계약을 따냈다.

미국에선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기차 보급 등으로 전력수요가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전력 수요는 2024년 4151테라와트시(TWh)에서 2035년 5184TWh로 10년간 25%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765㎸ 송전망은 대용량 전력을 송전 손실을 줄이면서 장거리로 보낼 수 있는 게 특징인데, 그만큼 설계 난이도가 높고 고전압 절연 기술과 시험·검증 과정이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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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사진 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은 2010년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에 765㎸ 초고압변압기를 수출했고, 2020년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멤피스 공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효성중공업 측은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5조9685억원의 매출, 74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연간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 글로벌 수주고는 1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4% 증가했다. 이런 배경엔 조현준 회장의 경영 승부수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효성 측 설명이다.

미국 예일대 출신인 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을 비롯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빌 리 테네시 주지사 등 정치권 인사와 오랜 기간 신뢰관계를 쌓아왔다. 또 사프라 캐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스콧 스트라직 GE버노바 CEO 등 경제계 인사들과도 협력해 왔다.

조 회장은 향후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2020년 일찌감치 미국 테네시주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당시 회사 내부에선 여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조 회장은 AI 발전에 따른 ‘싱귤래러티 시대’(The Age of Singularity, AI가 스스로 발전하는 기술 특이점 시대)를 예상해 인수 결정을 했다고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증설까지 포함해 효성이 멤피스 공장에 투자한 액수는 총 3억 달러(약 4400억원)에 이른다.

조현준 회장은 “AI 및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는 이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산업이 됐다”며 “효성중공업 멤피스 공장과 초고압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전력망 안정화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효성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독자 기술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경상남도 창원 공장에 HVDC 변압기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측은 “국내 기술이 적용된 HVDC를 사용할 경우 전력망 유지 보수와 고장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며 “효성중공업은 독자 기술로 시스템 설계, 기자재 생산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HVDC 토털 솔루션 제공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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