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中과 거래하다 잡아먹힐 것” 캐나다 맹폭…‘탈미 연대론’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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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백악관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캐나다를 향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살얼음을 걸어온 미국·캐나다 관계에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장문의 글을 올려 “캐나다는 수십 년간 미국을 매우 불공정하게 대해왔다”며 캐나다가 추진 중인 캐나다와 미국 영토를 잇는 대형 교량의 개통을 미국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때까지 허용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캐나다는 자국 출신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이름을 딴 고디 하우 국제대교를 올해 내 개통할 예정이다. 47억 달러(약 6조8500억원)를 들인 대규모 사업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잇는 총 길이 2.5㎞ 길이의 국제 대교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이 교량의 캐나다 쪽과 미국 쪽 자산 모두를 소유하는 데다 미국산 자재는 거의 쓰지 않고 건설했다”고 비판했다.
“美 충분한 보상 전까지 개통 불허”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 미국산 낙농제품에 대한 관세 조치 등에 대한 불만도 쏟아낸 뒤 중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제 중국과 거래를 하려 한다”며 “이는 캐나다를 산채로 잡아먹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공정함과 존중으로 캐나다가 미국을 대할 때까지 이 다리가 열리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들(캐나다)에게 제공한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 자산의 최소 절반을 소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는 카니 캐나다 총리가 최근 주창해 온 ‘탈미(脫美) 연대 노선’에 대한 강한 반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니 총리는 지난달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한 ‘규칙 기반 질서’가 붕괴 위기다. 강대국들이 경제적 통합을 무기로, 관세를 지렛대로, 공급망을 약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강대국 간 경쟁의 시대에 캐나다와 유럽 동맹국 등 이른바 ‘중견국들(middle powers)’은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해 참석자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캐나다 총리 ‘중견국 연대론’ 역설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지칭하진 않았지만 관세를 무기화하며 패권주의적 행보를 보이는 미국을 비판하는 말로 해석됐다. 당시 알렉산드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다보스에서 이번 주 들은 연설 중 최고”라고 극찬했으며,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도 “미국의 동맹국들이 조용히 생각만 하던 ‘탈미국’의 현실을 과감하게 입으로 뱉어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과는 냉랭해진 반면 중국과는 거리를 좁히며 밀착하는 움직임이다. 카니 총리는 지난달 14~17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 등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다. 캐나다 총리의 방중은 2017년 12월 당시 쥐스탱 트뤼도 총리 이후 8년 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 상품·제품에 즉시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건 이런 흐름에서였다.
지난달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카니 방중·다보스연설 후 美와 갈등 표면화
정치·경제·안보 전반에서 전통적 우방이었던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부터 관계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병합 야욕들 꾸준히 드러냈고 ‘미국의 51번째 주’로 격하하는 의미에서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로 부르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카니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충돌을 최소화하며 ‘관리 모드’를 취해 왔지만, 지난달 방중에 이은 다보스 포럼 연설을 계기로 양국 갈등이 다시 표면화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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