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음 급해진 정부 “대미투자법 통과 전 투자 후보 추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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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대미투자특별법(특별법) 처리 이전이라도 대미 투자 후보 프로젝트를 미리 검토하기로 했다. 국회에서 특별법 처리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법안 통과 전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한·미 합의 이행 의지를 보여줄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한·미 양국은 11일 서울에서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고위급 협상을 진행한다.
정부는 10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임시 추진체계 구축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그동안 특별법 처리 전 투자 프로젝트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미국 측의 압박이 거세지자 법 통과 전에도 투자처 검토 등 실무 절차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선회했다. 특별법은 다음 달 9일 이전에 처리될 전망이지만, 시행령 제정 등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실제 시행까지 3개월이 더 필요하다. 이 기간에 신속한 투자 집행을 요구하는 미국과의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구 부총리는 “국내법이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밟고 있지만, MOU 이행 과정에서 한·미 간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거나 신뢰가 훼손되는 것은 국익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법 시행 전까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대미 투자를 위한 임시 컨트롤타워로 운영한다. 산업통상부 장관과 관계 부처 차관 등이 참석하는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를 한시적으로 두고, 산하에 ‘사업예비검토단’을 설치해 투자 프로젝트를 사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최종적인 투자 결정과 집행은 특별법 시행 후 이뤄진다. 현재 미국 측과는 원전·에너지 분야 등을 중심으로 투자 프로젝트가 거론되고 있다.
미국 측이 문제를 제기 중인 비관세 분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도 본격화한다. 11일 서울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릭 스위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만나 통상 협의를 진행한다. 한·미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 시트)에 포함된 비관세 분야 이행 상황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팩트시트에는 농·축산물에 대한 검역 절차 개선, 디지털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등 한국이 비관세 장벽을 완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최근 미국 측은 한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 강화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관세 인상 압박 수위를 높인 것도 비관세 장벽에 대한 추가 완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대정부질의에서 “미국이 한국과의 비관세 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무역 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는 10일 대정부질의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인 판단은 입법 지연과 이에 따른 투자 프로젝트 지연이 거의 100%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날 여 본부장 주재로 통상추진위원회를 열고 비관세 분야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통추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도 참석했다. 디지털 규제와 농축산물 검역 문제 등을 다루는 소관 부처다. 여 본부장은 “비관세 분야 주요 현안이 관세 조치와 결부돼지 않고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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