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식과 금이 같이 간다…투자 공식에 금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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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금은 주식이 떨어질 때 쟁여두는 ‘안전 자산’으로 통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주식과 금값이 함께 뛰는 낯선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시장에선 금이 ‘투자 자산’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선물은 트로이온스당 507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지난달 30일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의 케빈 워시가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잠시 하락했지만, 곧바로 반등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값은 지난해 64% 급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17% 상승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금값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상관관계는 2021년 0.02에서 지난해 0.77로 크게 높아졌다. 김영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전통적으로 금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수익률과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경기 하락기에 포트폴리오의 방어막 역할을 수행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점차 주식 등 위험자산과 동조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이런 낯선 동행의 배경으로 유동성 확대, 즉 시장에 넘쳐 나는 돈을 꼽는다. 지난해 한국은 물론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이 확장 재정 정책을 펼치면서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었다. 이 자금이 주식과 금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시장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광의통화(M2)는 지난해 10.8%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흥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입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금 매입을 확대한 상위 5대 중앙은행은 중국·폴란드·튀르키예·인도·아제르바이잔으로 모두 신흥국이다.

과거 중앙은행은 금값이 오르면 금 매입을 축소하거나 매도로 전환했지만, 최근에는 추세적으로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달 말 기준 7419만 온스로, 3695억8000만 달러(약 541조원)에 달한다. 한 달 만에 501억3000만 달러(약 73조원)나 늘었다.

금 자체가 투자 자산이 돼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대거 출시되면서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어서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가 ETF용으로 보유한 금은 전년보다 801t 늘어난 4025t을 기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지난해만 890억 달러(약 130조원) 불어났다.

중국의 투자 열기도 이를 거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금·은 광풍 뒤에 있는 중국의 아줌마 투자자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금속 시장 급등의 배경에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골드바와 금화를 약 432t 사들였다. 전년 대비 28% 급증한 수치로, 전 세계 금 구매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금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기 수요를 불러일으키는 원자재 슈퍼 사이클이 시작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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