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관세’ 키맨 러트닉 ‘엡스타인 거짓말’…사퇴론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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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주도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의혹에 휩싸이며 사임 압박에 직면했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對美) 투자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관세와 포괄적으로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을 25%로 올리겠다고 통보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문건을 분석한 결과 러트닉 장관이 스스로 밝힌 것보다 엡스타인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했다고 보도했다. 러트닉은 그간 “엡스타인과 2005년 만난 뒤 혐오감을 느껴 이후로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문건에는 그가 엡스타인과 계속 교류했으며 카리브해 섬을 함께 방문하려고 했던 정황이 담겨 있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관련 문건 250여 건에 러트닉의 이름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러트닉과 엡스타인은 뉴욕 맨해튼의 부촌인 어퍼이스트 사이드에서 10년 간 옆집에 살며 최소 13년간 정기적으로 교류했다. 또 비상장 기업에 공동 투자하고, 뉴욕과 카리브해에서 사교 활동도 함께 했다. ABC 역시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 매수 등으로 성범죄 유죄 선고를 받았는데, 러트닉은 2018년까지도 엡스타인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이날 성명에서 “러트닉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와의 사업 거래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며 “이는 러트닉의 판단력과 윤리성에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무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비판은 공화당에서도 나온다.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을 덜기 위해 (러트닉이) 사퇴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하원 감독위원회의 제임스 코머(공화·켄터키) 위원장도 러트닉 장관의 의회 소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즉답을 피하고 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러트닉 장관과 상무부를 포함한 전 행정부는 미국 국민을 위한 성과를 내는 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엡스타인의 옛 연인이자 공범으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길레인 맥스웰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자신의 연루설을 ‘음모설’이라고 일축하자, 사면 보장 시 트럼프에 유리한 증언을 해주겠다는 ‘거래’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엡스타인 쇼크는 영국도 강타했다. 엡스타인 문건 여파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최측근인 모건 맥스위니 비서실장이 전격 사임했고, 팀 앨런 공보수석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피터 맨덜슨 전 주미 대사가 엡스타인에게 거액의 자금을 수령한 정황이 드러나고 부적절한 사진도 공개됐는데, 스타머 총리가 맨덜슨을 직접 임명했기 때문이다. 스타머 총리는 퇴진 요구가 쏟아지자 맨덜슨 기용에 대해 사과했지만 사퇴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율이 20%선까지 하락해,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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