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인권 논란에…“내가 할 수 있는 일 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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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생의 중국인 프리스타일스키 스타 구아이링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비난받던 동료를 감싸며 “올림픽 정신과 무관한 표제들이 대회를 가려 유감”이라고 발언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에일린 구(Eileen Gu), 중국에서는 구아이링(谷爱凌)으로 불리는 스물셋의 이 여성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논쟁적인 선수로 꼽힌다. 동시에 자신을 향한 날 선 비판 앞에서도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는 영리한 달변가이기도 하다.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2022 베이징 대회부터 이번 올림픽까지 4개 세부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지난 9일(한국시간) 슬로프스타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미국의 시스템 속에서 스키를 배우고 기량을 닦았다. 하지만 베이징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자 “어머니 나라의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며 오성홍기를 가슴에 달았다. 이 선택으로 그는 중국에선 국민적 영웅 대접을, 미국에선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4년 전에는 “중국에 있을 땐 중국인, 미국에 있을 땐 미국인”이라는 답변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양자물리학을 전공할 만큼 명석한 두뇌를 가진 그는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해 패션 및 광고업계가 가장 탐내는 ‘팔방미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그가 중국을 택한 것이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회주의적 선택이라는 비난도 거세다. 구아이링은 지난달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을 대표해 돈을 더 벌 수 있을지 계산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다만 사람들이 그런 오해를 할 정도로 이 종목에 자본이 활발히 돌게 된 점은 기쁘게 생각한다”며 당당히 맞받아쳤다.
인권 문제 등 민감한 중국 내 현안에 입을 닫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거침이 없었다. “내게 특정 의제의 대변인이 되어달라는 요구는 무책임하다”고 일축한 그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나로 인해 단 한 명의 소녀라도 스키를 타게 된다면 그것이 금메달보다 값지다”고 강조했다. 정치가 아닌 여성 스포츠의 확산이 자신의 본질적인 임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대표선수 자격이 없다’는 비난을 받은 미국 스키 선수 헌터 헤스에 대해서는 “이미 십자포화를 맞아본 처지에서 선수들이 안타깝다”며 “올림픽 정신과 무관한 표제들이 대회를 가리고 있어 유감”이라고 전했다.
소신 발언을 쏟아내는 구아이링은 현재 협박 메일은 물론 캠퍼스 내 폭행 위협에도 노출되어 있다. 2022년 베이징 대회 이후 극심한 우울증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내 삶은 결코 쉬워지지 않았고 점점 더 험난해졌지만, 나는 그만큼 더 강해졌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세간의 시선이 어떻든 구아이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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