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년의 노력이 왁스칠 한 번에…불소 왁스 검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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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프린트 클래식 경기 장면. 해당 종목 여자부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장비 규정 위반으로 실격 당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AP=연합뉴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참가 중인 크로스컨트리대표팀이 장비 규정 위반으로 실격 당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증폭 되고 있다. 금지 소재를 함유한 왁스로 인해 선수들의 올림픽 기록 자체가 박탈됐다는 점에서 책임 소재에 대한 엄정한 규명이 필요할 전망이다.

11일 크로스컨트리 여자 스프린트 클래식 예선에 출전한 한다솜(32·경기도청)과 이의진(25·부산광역시체육회)은 경기 종료 직후 실시한 장비 검사에서 금지 물질이 검출돼 실격 처리 됐다. 플레이트 바닥면에 바르는 왁스에서 불소 성분이 검출됐다는 이유다. 두 선수는 각각 74위와 70위에 그쳐 상위 30명에게 주어지는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진 못 했다. 하지만 이 한 번의 도전을 위해 4년간 피·땀·눈물을 쏟은 만큼 장비 오류에 의한 실격은 어처구니없는 결과다. 두 선수의 순위와 기록은 올림픽 공식 기록에서도 삭제됐다.

스노보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지난 8일 남자 평행대회전에 출전한 일본의 베테랑 시바 마사키가 예선 출전 직후 사용한 보드의 데크 바닥면 검사에서 불소 성분이 검출돼 실격했다. 이로 인해 8년 만의 올림픽 복귀전이 허무하게 끝났다.

설상(雪上) 종목 선수들에게 왁스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도구 중 하나다. 스키 또는 스노보드 바닥면에 해당 슬로프의 설질에 어울리는 왁스를 발라주면 경기력 제고 효과를 볼 수 있다.

불소 왁스는 발수성(눈 표면의 물기를 밀어내는 작용)이 뛰어나다는 장점 때문에 오랜 기간 스키·스노보드 선수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설상종목 장비 왁싱뿐만 아니라 자동차 발수코팅 등 세차용품 소재로 일상생활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주성분인 불화화합물(PFAS)이 자연 상태에서는 분해가 되지 않아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됐다. 여기에 더해 해당 성분이 왁싱 작업을 진행하는 장비 담당자의 몸에 축적돼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국제스키연맹(FIS)은 지난 2023~24시즌부터 국제대회 사용을 금지시켰다.

FIS가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불소 왁스를 사용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다. 하지만 해당 성분이 검출된 배경은 아직까지 미스터리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불소 왁스 사용 금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 크로스컨트리대표팀이 꼼꼼한 성분 분석을 거쳐 3년 째 동일한 회사의 왁스 제품을 사용 중”이라면서 “해당 제품과 관련해 이번 대회 다른 종목을 포함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문제가 된 종목(스프린트 클래식)의 경우 남자 선수들은 문제가 없는데 여자 선수들만 금지 성분이 검출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왁스 공급사에서 제품을 잘못 전달했을 가능성, 훈련 과정에서 성분을 꼼꼼히 살피지 않고 사용한 왁스에서 불소 성분이 잔류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조직위가 사용한 검사 장비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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