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강벨트 매물 쌓일 때, 외곽은 신고가 행진…희한한 풍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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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한강벨트 지역에서 매물이 쌓이는 한편, 외곽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등 매도자 우위 현상을 보였다. 정부는 한강벨트 매물이 늘어난 점을 두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 신호”라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실수요가 몰린 외곽에서 매물이 잠기며 가격이 오르는 상황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1일 충북 충주시 건강복지타운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방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송파 30.4% 늘었지만, 성북 12.6% 감소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오피스텔은 지난 1월 1일 5만7001건에서 11일 6만1755건으로 8.3% 늘었다. 매물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곳은 고가 아파트가 많은 한강벨트다. 송파구가 3351건에서 4373건으로 30.4% 늘었고, 광진구(29.2%)·성동구(25.2%)·서초구(22.3%)·강남구(20%)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포함한 한강벨트 매물이 는 것을 두고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효과라고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양도소득세 중과 혜택 종료 방침을 분명히 하고, 다주택자 보유세 인상을 검토한다는 점을 시사한 후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란 평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해 들어강남3구 매물이 10%대로 늘었다. 정상화로 가는 첫 신호”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외곽으로 시야를 돌리면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같은 기간 성북구가 1881건에서 1645건으로 12.6% 줄었다. 이어 강북구(-12.2%)·구로구(-7.4%)·노원구(-4%)·금천구(-3.3%) 순으로 총 7개 자치구에서 매물이 줄었다. 모두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가 많아 신혼부부 등 젊은 층 수요가 집중된 주거 지역들이다.
김영옥 기자
비싸서 못 사는 한강벨트…없어서 못 사는 외곽
이런 현상을 두고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강남 등 고가 주택 지역은 향후 세금 부담에 대비한 매물이 늘어남에도 이를 받아줄 수요가 많지 않아 적체되는 반면, 접근이 가능한 외곽 지역엔 여전히 서울 자가 수요 욕구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규제로 인해 매수 불가능한 물건이 쌓이는 것일뿐, 시장 흐름을 꺾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강벨트 매물들은 대출 통로가 막힌 서민은 접근조차 어려운 가격이 상당수다. 또 일부 호가를 내린 매물도 “지난 한해 급등한 가격을 고려하면 급매보단 차익 실현에 가깝다”(강남구 공인중개사)는 말도 나온다. 예컨대 30억8000만원에 나온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는 전고점(지난해 11월 33억5000만원)보단 2억7000만원 낮지만, 지난해 5월 거래(19억원)와 비교하면 9개월 만에 11억8000만원 뛴 가격이다.
이에 반해 최대치 대출(6억원)이 가능한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외곽에선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신고가도 나오고 있다. 구로구 신도림동아2차 84㎡가 지난달 10일 14억7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성북구 래미안길음센터피스 59㎡도 지난달 30일 14억1000만원 최고가를 기록했다. 15억원을 향한 ‘키 맞추기’가 진행된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상반된 온도 차는 지표로도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을 보면 관악구(0.57%)·성북구(0.41%)·영등포구(0.41%) 등 외곽 지역 아파트값이 최상위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0.06%)가 전체 꼴찌인 점과 대조적이다. 올해 누적 상승률도 관악구(2.06%)가 전체 1위였고, 강남구(0.64%)는 21위에 그쳤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강남 등 주요 선호지역에 나온 매물은 시장 전체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고 실거래도 어려워서 대다수 서민층엔 체감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리그’”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서민층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문턱이 높아지는 점에도 섬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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