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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믹스더블에 출전한 노르웨이의 매그너스 네드레고텐(왼쪽)과 크리스틴 스카슬린. 팀 동료로 지내다 결혼에 골인한 커플이다. [AP=연합뉴스]

지난 10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리듬댄스가 열린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 미국의 매디슨 척과 에번 베이츠는 마치 로맨스 소설 속 주인공이 현실로 걸어 나온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어린 시절 친구로 만나 10년을 함께 지내다 2017년 공개 연애를 시작했고, 2024년 마침내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연기가 아닌 진심 어린 애틋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벌써 네 번째 올림픽 동행인 이들은 “(경기력이 부진해 힘들 때) 서로에게 로맨틱한 끌림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때 우리는 서로에게 정말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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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매디슨 촉(오른쪽)과 에반 베이츠이 리듬댄스 경기 후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심리학에는 ‘흔들다리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까마득히 높은 흔들다리 위에 올라선 것처럼 긴장과 흥분, 압박감이 가득한 환경에서 동반자에게 강한 호감을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다. 스스로를 쉼 없이 채찍질하며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올림피언들 사이에서 국적과 종목을 초월해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이유이기도 하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역시 은반과 설원 위로 핑크빛 아드레날린이 가득하다.

컬링 믹스더블 경기는 ‘부부 동반 모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르웨이·스위스·캐나다 대표팀 모두 부부 커플로 구성됐다. 특히 스위스의 슈발러 부부는 경기 전 가벼운 키스로 긴장을 풀고, 생후 1년 된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누비며 육아와 메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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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소속팀 경기 중인 마리-필립 풀린과 로라 스테이시의 모습. AP=연합뉴스

빙판 위에서 숙적으로 만난 연인들도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의 ‘여여(女女) 커플’인 핀란드의 론자 사볼라이넨과 스웨덴의 안나 젤빈은 5년 열애 끝에 약혼한 사이지만, 올림픽 무대에서는 서로의 골문을 노려야 하는 처지다. 반면 같은 팀에서 시너지를 내는 이들도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캐나다의 로라 스테이시는 팀의 주장인 마리-필립 풀린을 향해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연인”이라며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이외에도 ‘스키 여제’ 미카엘라 시프린(미국)과 알렉산데르 킬데(노르웨이)는 올림픽이 맺어준 대표적인 스타 커플이다. 브라질 스켈레톤의 니콜 실베이라와 벨기에의 킴 메일만스 부부 또한 국적과 편견을 뛰어넘은 단단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유타 레이르담(네덜란드)은 약혼자인 유명 유튜버이자 복서인 제이크 폴의 뜨거운 눈물 응원 속에 금메달을 목에 걸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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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유타 레이르담(네덜란드)은 약혼자인 유명 유튜버이자 복서인 제이크 폴의 뜨거운 눈물 응원 속에 금메달을 목에 걸어 화제를 모았다. AP=연합뉴스

심리학자와 뇌과학자들은 올림픽 선수촌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연애의 성지가 되는 이유를 과학적 요인으로 분석한다. 윤영길 한국체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불안이나 긴장을 경험한 직후에 마주하는 이성에게 더 큰 호감을 느끼게 된다.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보면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는 위기 상황에서 이성을 더 갈망하게 되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또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비슷한 처지의 이성과 매일 마주치다 보면 감정 전이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고 비정한 승부나 부상의 공포 등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완벽히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끌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승리 후 분비되는 도파민과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결합하면 동료애는 순식간에 깊은 연정으로 변한다. 이러한 안정적인 관계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춰 경기력 향상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식단과 수면 시간 등 생활 패턴이 극도로 엄격한 선수들에게, 서로의 루틴을 완벽히 존중할 수 있는 동료 선수는 현실적으로도 가장 이상적인 배우자 후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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