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집에 모아둔 돈 건넸다” 진술에도 물증 없는 김병기 의혹
-
14회 연결
본문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에게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서울 동작구의원 전모씨가 지난달 8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0년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 이모씨에게 공천 대가 뇌물을 건넸다가 돌려받은 혐의를 받는 전직 서울 동작구의원들이 당시 전달한 현금 총 3000만원의 출처에 대해 “집에 보관하고 있던 돈”이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12일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의 현금 인출 내역 등 금융 기록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동작구의원 전모씨는 지난 2023년 12월 당 지도부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총선을 앞둔 지난 2020년 3월쯤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을 통해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에게 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이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다른 동작구의원 김모씨도 같은 해 1월 김 의원 자택에 방문해 이씨에게 2000만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수개월 뒤 돈을 돌려받았다고 한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측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동작구 의원 김 김모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9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김씨는 탄원서에서 총선을 앞둔 지난 2020년 1월 김병기 의원의 아내에게 현금 2천만 원을 전달했다가, 5달 뒤 다시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뉴스1
전씨와 김씨는 지난달 경찰 조사에서 탄원서에 기술한 내용 전반을 인정하면서 “김 의원 측이 액수를 특정해 돈을 요구한 건 아니지만, 배우자 이씨가 선거자금이 부족하다고 눈치를 줬다”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반면에 이씨는 경찰에 “돈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발생 시점으로부터 약 6년이 지나 물적 증거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찰은 돈 전달 사실 규명을 위해 엇갈리고 있는 피의자 진술에 수사를 상당 부분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동작경찰서는 지난해 11월 탄원서의 존재를 인지하고서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다가 지난달 4일에야 뒤늦게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사건을 이첩한 바 있다.
김병기 소환 임박…공천 대가 뇌물 수수 입 열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26.01.19.
경찰은 오는 설 연휴 전후로 김 의원에 대한 첫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김 의원을 둘러싼 13개 의혹 가운데 동작구의원 공천 대가 뇌물 수수 의혹의 수사 속도가 가장 빠른 만큼, 경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이 사안을 우선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혐의 입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씨와 김씨가 돈을 전달한 상대는 배우자 이씨로, 김 의원이 직접 개입한 정황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씨 역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김씨가 지난 2018년 이씨 및 이 부의장과 저녁 식사를 하며 정치자금 요구를 받았다고 지목한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 역시 김씨가 결제를 현금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 내역이나 폐쇄회로(CC)TV 영상도 8년가량 시간이 지나 확보가 불가능하다. 경찰은 최근 전씨와 김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했지만, 김 의원 측과 주고받은 통화·문자·녹음 등 직접적인 증거는 현재까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죄 성립을 위해선 대가성 입증이 핵심인데, 이 또한 녹록지 않다.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고 있는 전씨와 김씨조차 “2022년 지방선거보다 2년 앞선 시점에 돈을 건넸기 때문에, 공천 대가로 볼 수 없다”며 “정치자금 성격의 돈이었다”고 경찰에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김 의원 측이 받은 총 3000만원의 사용처를 알고 있는지도 추궁했으나 유의미한 진술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