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추모 헬멧 고집했다 실격된 선수…젤렌스키 "자유 훈장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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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코르티나 슬라이딩센터에서 진행된 남자 스켈레톤 훈련에 참가하기 전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희생된 우크라이나 남녀 선수들의 사진이 담긴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모 헬멧’을 쓰고 올림픽 스켈레톤 경기에 나서려다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선수에게 국가 훈장을 수여했다.
AFP·DPA 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헤라스케비치 선수에게 “우크라이나 국민을 향한 이타적인 봉사와 시민적 용기, 자유와 민주적 가치를 지키려는 애국심을 기려 훈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그가 받은 ‘자유 훈장(Order of Freedom)’은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의 훈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출전 금지 결정이 내려진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올림픽은 침략자의 손아귀에 놀아날 것이 아니라 전쟁을 멈추는 것을 도와야 한다. IOC의 출전 금지 결정은 그렇지 못했다. 이것은 공정과 평화를 지지하는 올림픽 정신이 아니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헤라스케비치 선수와 그가 한 일이 자랑스럽다”며 “용기를 갖는 것은 어떤 메달보다 값지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2026 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 믹스트존에서 헬멧을 들고 서 있다. A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선수와 지도자 66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히며, 이들은 더 이상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지만 IOC로부터 출전자격을 인정받은 러시아 선수 13명은 개인중립선수(AIN) 자격으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출전이 허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역시 엑스에 글을 올려 “IOC는 우크라이나 선수를 막은 게 아니라 자신들의 명성을 막은 것”이라며 “후세는 이 순간을 수치스럽게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복싱 슈퍼헤비급 금메달리스트 블라디미르 클리치코도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살해된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추모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IOC 결정을 문제 삼았다.
우크라이나 온라인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헤라스케비치 선수와 해당 헬멧 사진을 홈페이지 배너에 게시하며 연대 의사를 드러냈다.
키이우 시민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AFP에 “그건 정치 선전이 아니다. 헤라스케비치 선수는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선수 경력을 희생하고서도 굴복하지 않은 그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헤라스케비치 선수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희생된 우크라이나 선수 24명의 얼굴을 새긴 헬멧을 착용하고 이번 올림픽 스켈레톤 연습 주행에 나섰다. IOC는 이를 정치적 선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사용을 금지했지만, 그는 추모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대회 참가 자격이 박탈됐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2026 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 믹스트존에서 헬멧을 들고 서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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