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붐, 금리인하 이유 아냐” 美 Fed 내부 분열 조짐…금리 동결 길어지나
-
9회 연결
본문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REUTERS=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미국 기준금리 경로를 결정할 변수로 떠올랐다.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려 물가를 낮출지, 오히려 자극할지를 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마이클 바 Fed 이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경제학회(NYABE)에서 “AI 열풍이 금리 인하의 이유가 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한다”며 “현재 상황과 확보된 지표를 바탕으로 볼 때 향후 발표될 지표와 변화하는 전망, 위험 요소들의 균형을 평가하는 동안 금리를 당분간 동결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금리 인하의 정당성과 함께 강조해 온 ‘AI 물가 안정론’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그는 오히려 AI가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는 “AI 기술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업 투자가 증가하면서 자본 수요가 늘어나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며 “실질임금 상승과 그에 따른 평생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가계저축이 감소할 수 있고, 이 또한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케빈 워시 차기 Fed 의장은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으로 금리를 인하해도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AI가 산업 현장에 확산하면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공급량이 넘쳐나니 물가 상승도 잠재울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AI가 강력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요인이 돼 생산성을 높이고 미국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Fed는 고물가 도그마에서 벗어나 금리 인하에 더욱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AI가 물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배경에는 AI 거품 논쟁이 맞물려 있다. AI 열풍은 기업들로 하여금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전력 확보, 메모리 반도체 구매 등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지출하게 한다. 이 비용이 다시 생산으로 이어져 수익을 창출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물가를 끌어내려 기준금리도 더 낮출 수 있다”는 논리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8일 시카고대 클라크 금융시장센터와 함께 경제학자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AI 열풍이 당장 금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AI 붐이 향후 2년간 물가 상승률과 중립금리를 0.2%포인트 미만으로 낮추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Fed 내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와중 19일(한국시간) 새벽 4시에 공개되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28일 Fed는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12명의 위원 가운데 2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는데 이들의 의견이 얼마나 공감을 받았는지, 금리 동결 기조가 얼마나 공고한지가 향후 금리 인하 경로의 단서가 될 전망이다. 만약 동결 장기화 신호가 강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 기대가 약해지며 한국 증시와 원·달러 환율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3일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Fed가 통화 정책 결정의 핵심 지표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현지시간 20일 발표될 예정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