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7.5회전 댄스에 쌍절곤까지...설 특집 TV쇼에 210억원씩 낸 中 로봇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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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중국중앙방송(CC-TV)의 설 갈라쇼 춘완(春晩, 春節聯歡晩會·춘절연환만회의 준말)에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가 출연해 고난도 비보잉 댄스인 7.5회전 에어트랙을 펼치고 있다. CC-TV 유튜브 캡처
지난 16일 중국의 설 특집 갈라쇼에 출연한 휴머노이드 4개 기업이 각각 210억원대의 고액 협찬료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출연 입장료를 지불한 기업 최고경영자는 “게임 테이블에 앉아야만 업계 정상에 남을 수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이 지난 16일 오후 방영한 음력설 특집 춘완(春晩, 春節聯歡晩會·춘절연환만회의 준말)에 출연한 유니트리(宇樹科技), 갤봇(銀河通用), 노에틱스(松延動力), 매직랩(魔法原子) 등 4개 휴머노이드 제조 스타트업이 3~4분 출연을 위해 각각 1억 위안(약 210억원)의 찬조금을 지불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17일 보도했다.
‘춘완’은 중국 CC-TV가 춘제(春節·설)를 경축하는 의미에서 설 전날 밤 8시부터 자정이 지날 때까지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설 특집 프로그램이다. 1983년부터 시작한 춘완은 중국인들의 ‘음력 새해맞이 관행’으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가 관람한 TV 프로그램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애초 각종 공연이 중심이던 춘완은 10여년 전부터 중국의 거대 IT 기업들이 참여해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무대로 자리잡았다.
올해 생방송 시청률 79.29%을 기록한 춘완을 제작한 CC-TV는 거액의 협찬료 대가로 유니트리에 ‘로봇 협력 파트너’, 갤봇은 ‘지정 피지컬 대규모 언어모델 로봇’, 노에틱스는 ‘휴머노이드 협력 파트너’, 매직랩은 ‘스마트 로봇 협력 파트너’라는 협찬 타이틀을 각각 제공했다. 지난 2021년 로봇소 번번(犇犇·분분), 2025년 집단 모내기 춤을 시연한 양봇(秧BOT)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출연해 현란한 쿵푸 무술 우봇(武BOT)을 선보인 유니트리를 제외한 나머지 3개사는 올해 춘완 출연이 처음이다.
회사 경영진은 고액 출연료가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장저위안(姜哲源·28) 노에틱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16일 경제매체 ‘제몐신원(界面新聞)’ 인터뷰에서 중국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산업이 ‘기술과시’에서 ‘위상다툼’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춘완은 마치 마작판(牌桌)과 같다”라며 “(4인제) 테이블에 앉아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미래에 이 업계의 선두그룹에 남을 수 있다”고 비유했다.
또 “올해 전체 로봇 산업의 제품 인도량은 반드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면서 “투자 기관은 더 이상 단순한 ‘멋진 데모’와 ‘천재 팀’에 돈을 쓰지 않으며, 관심이 빠르게 더욱 구체적인 재무지표로 옮겨졌다”로 토로했다. 보여주기식 쇼나 화려한 연구진만으로는 로봇 스타트업이 더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수 없는 과열 경쟁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중국중앙방송(CC-TV)의 설 갈라쇼 춘완(春晩, 春節聯歡晩會·춘절연환만회의 준말)에 노에틱스사가 제작한 휴머노이드가 인간배우들과 함께 단막극을 공연했다. CC-TV 유튜브 캡처
탈락 회사도 나왔다. 베이징의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애지봇(智元)은 6000만 위안(약 127억원)을 제안했다가 최종 탈락했다. 애지봇은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 춘완보다 앞서 지난 8일 단독으로 자사 로봇이 모두 출연하는 ‘애지봇 나이트(AGIBOT NIGHT) 2026’ 행사를 개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10억원의 춘완 협찬금이 제값을 한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유니트리는 춘완에 출연하지 않을 경우 경쟁사에 밀리면서 ‘중국 1위 로봇 브랜드’라는 명성에 금이 갈 수 있다고 IT 매체 텅쉰커지는 분석했다. 올해 출연한 4개사의 기업가치는 각각 갤봇 210억 위안(약 4조4000억원), 유니트리 120억 위안(약 2조5000억원), 매직랩 35억 위안(약 7400억원), 노에틱스 20억 위안(4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미 춘완은 천문학적인 협찬금으로 악명이 높았다. 지난 2016년 알리바바 계열의 알리페이는 8억 위안(1680억원), 2019년 인터넷 포털 바이두는 10억 위안(약 2100억원)의 협찬금을 CC-TV에 지급했다. 지난해 신생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가 출연하자 “개미가 코끼리를 제쳤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2년 연속 출연한 유니트리의 기술 발전도 화제다. 유니트리는 17일 공식 SNS를 통해 이번 춘완에서 로봇의 다섯 가지 세계 최초 기술을 선보였다고 홍보했다. 연속 장애물 넘기 파쿠르, 3m 높이의 도움닫기 공중제비, 벽을 이용한 2단계 공중제비를 포함한 연속 외발 공중제비, 고난도 비보잉 기술인 7.5회전 에어트랙 대회전, 초당 4m 속도의 클러스터링 집단 군무 기술 등이다.
왕싱싱(王興興·36) 유니트리 최고경영자는 CC-TV 인터뷰에서 고난도 동작의 구현을 위해 “시뮬레이션 플랫폼에서 수 억 번의 훈련을 거쳐 실물 로봇에서 미세 조정을 거쳤다”라며 “로봇의 균형 제어, 동적 반응, 안정 착지 등 모두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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