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6년 전 '중국 비밀 핵실험' 증거 나왔다…美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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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위 관계자 입에서 "중국과 동등한 조건으로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공식적으로 나왔다.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중국의 2020년 비밀 핵실험 의혹에 증거를 제시하면서다. 30년 넘게 핵폭발 핵실험을 중단해온 미국이 미·러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 만료로 군비통제의 마지막 울타리가 사라진 틈을 타 중국의 핵 굴기를 핵으로 견제하려는 신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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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둥펑(東風) DF-5C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로이터=연합뉴스

“中 핵실험장 지진파, 핵폭발 실험 일치"

크리스토퍼 요 미 국무부 군비통제·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허드슨 연구소 행사에서 "2020년 6월 22일 중국 서부 로프노르 핵실험장 인근에서 규모 2.75의 지진파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로서 데이터를 직접 분석했다는 그는 "이는 단일 폭발 외 다른 가능성이 거의 없고 특정 위력의 핵폭발 실험 특징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은 폭발 위력을 정확히 특정하진 않았지만 핵물질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초임계 상태였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핵실험 재개 가능성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요 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미국은 동등한 조건에서 핵실험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1952년 첫 수소폭탄 실험 같은 수 메가톤급 대기권 핵실험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등 조건이란 "중국과 러시아가 만들어낸 사전 기준에 대응하는 수준"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핵폭발이 동반되는 미국의 핵실험은 1992년 9월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벌어진 디바이더 실험이 마지막이었다. 미국의 핵실험이 재개되면 약 34년 만인 셈이다. 중국의 경우 마지막 핵폭발 핵실험은 1996년 7월 로프노르에서 진행된 것으로 기록된다.

미국의 미·중·러 3자 핵 협정 압박…“대통령 뜻 분명”

관련 논란이 지난 5일 뉴스타트 만료 직후 미국의 문제 제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미국이 의도적으로 판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토마스 디나노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6일 스위스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중국이 2020년 6월 등에 핵폭발 실험을 실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중국은 지진파 탐지를 약화시키는 디커플링 기법을 활용해 이런 활동을 숨기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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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핵미사일 부대 대열이 행진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미국은 뉴스타트 만료를 기회로 중국까지 포함하는 3자 핵 협정을 구상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조약 만료를 앞두고 러시아의 연장 제의를 거부한 채 중국까지 포함하는 새롭고 현대화된 3자 핵 협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요 차관보는 "이 협정에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분명한 뜻"이라며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커지는 中 핵전력 확대…美 우려도 커져

미국이 중국 핵무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중국의 핵전력 확대 기조와 무관치 않다. 15일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쓰촨(四川) 산악지대 곳곳에 설치한 핵시설들을 최근 수년간 확장·보강해온 정황이 위성사진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환기구와 방호벽 등이 증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플루토늄 기반 핵탄두 제조 시설도 발견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밖에 미 국방부는 지난해 말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일로(지하 격납고)에 ICBM 100기 이상을 실제 장전해 배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가 사일로 안에 들어있는 중국의 ICBM 규모를 숫자로 구체화해 평가한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또 2024년 기준 600여 기로 평가되는 중국의 보유 핵탄두는 2030년 1000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미 당국은 예상한다. 미국이 중국 핵 증강을 그만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근거 없는 조작"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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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010년 4월 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뉴스타트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중국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핵폭발 실험 의혹 제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미국이 핵실험 재개를 위한 핑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사회와 비정부 기구들의 평가도 미 당국의 평가와 결이 다르다. 로버트 플로이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은 6일 성명에서 "미국이 지목한 날짜에 국제 모니터링 시스템상 핵폭발 특징에 부합하는 사건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13일 보고서를 통해 위성사진만으로는 중국의 비밀 핵실험 여부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새로운 핵 협정이 아닌 핵 군비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 미국은 이번 중국 비밀 핵실험 의혹을 핵실험 재개 명분으로 삼을 태세다. 디나노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방부에 핵실험 재개를 지시한 이유가 러시아·중국이 핵폭발 실험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뉴스타트 균열 책임이 미국에 있다면서 미국이 먼저 핵 군축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린젠(林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뉴스타트 만료 후 "미국이 러시아와 조속히 전략적 안정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의 핵무력은 미국과 러시아와 같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군축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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