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러다 서울·부산도 전멸"…국힘 2018년 악몽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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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등 격전지를 비롯해 전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6·3 지방선거 여론조사가 설 연휴 동안 잇따라 발표됐다. 선거가 채 4개월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 우세로 분위기가 기울면서 국민의힘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여야 희비가 가장 크게 엇갈린 곳은 단연 서울이었다. KBS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12일 서울시민 80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가상 양자대결에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31%에 그친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44%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격차는 13%포인트로 정 구청장이 오 시장을 오차범위(±3.5%포인트) 밖으로 따돌렸다.

불과 40여일 전 같은 방식의 조사에선 두 사람이 박빙 구도였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30일 서울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선 전화 면접 조사에서 오 시장은 37%, 정 구청장 34%로 오차범위(±3.5%포인트) 내 접전이었다. 오 시장이 당시 오차범위 내에서 3%포인트 앞섰던 걸 고려하면 40여일 동안 정 구청장이 지지세를 모으며 16%포인트 가량을 뒤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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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다만 두 사람이 여전히 접전이란 조사 결과도 이어졌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3일 실시한 무선 전화 면접 조사에선 정 구청장 40%, 오 시장 36%였다. 같은 기간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나온 무선 전화 면접 조사에서도 정 구청장 38%, 오 시장 36%로 박빙 양상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연초만 하더라도 오 시장이 앞선다는 조사가 많았지만 갈수록 역전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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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퇴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부산 북구 만덕나들목에서 열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개통식 행사에 참석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민주당이 탈환을 벼르고 있는 부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이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게 오차범위(±3.5%포인트) 밖에서 밀렸다. KBS·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 전 의원 지지율은 40%, 박 시장은 30%였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38%로 같았지만, 민주당의 부산 지역 유일 현역 의원인 전 의원의 인물 경쟁력이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라는 악재에도 전 의원의 지지세가 굳건하다는 게 드러나면서 국민의힘으로선 돌파구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여당이던 2022년 지방선거 때 당선된 현역 단체장이 야당이 된 뒤 고전하고 있다는 결과는 서울·부산뿐 아니라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KBS·케이스탯리서치 강원지사 선거 양자대결 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44%,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는 32%로 격차가 12%포인트에 달했다. KBS·케이스탯리서치 경남지사 선거 적합도 조사에선 민주당 소속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30%)과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경남지사(29%)의 지지세가 비등했다.

행정 통합이 화두로 떠오른 대전·충남에서도 여권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 두 지역 주민들에게 각각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초대 시장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 물은 KBS·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두 선두(대전 20%, 충남 24%)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전과 충남에서 각각 18%를 기록해 2위였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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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여권은 민주당 후보의 약진 배경으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높다는 점을 꼽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이 대통령을 전면에 세운 ‘이재명 원톱 선거’로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이번 선거는 지난해 대선의 연장선으로 결국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 선거”라며 “이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면서 국정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국민들의 판단이 선거에 투영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설 민심을 청취한 결과 선거 참패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초선 의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강성 보수층에만 소구하는 선거 전략으로는 2018년 지방선거처럼 서울·부산은 물론이고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중 대구·경북 2곳만 승리하며 민주당에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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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설 연휴를 맞이해 국민들에게 감사와 다짐의 메시지 등을 전하며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선거가 다가오고 있지만 국민의힘의 내부 분열은 여전하다. 오세훈 시장과 친한계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과 배현진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메시지 부재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장동혁 대표가 신년에도 강성 보수 행보를 이어가면서 결과적으로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선거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지도부 인사는 “선거를 앞두고 내부총질을 하거나 갈라치기하는 행동이 문제”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선 내부에서 한목소리를 내고 단체장들은 스스로 경쟁력을 보여야 할 시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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