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점점 항생제 안듣는 이 장염, AI가 신약 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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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으로 대규모 야생생물 유전정보를 분석해 신약 후보 물질을 발견한 사례가 나왔다. 빅데이터에서 항균 기능이 우수할 것으로 보이는 후보 물질들을 먼저 추려낼 수 있어 유효 성분을 일일이 찾아내 시험하던 방식보다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야생생물소재 선진화연구단 소속 송하연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조남기 전남대 약학과 교수팀, 인실리코젠 펩타이드 연구팀,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성플랫폼연구단 소속 유귀재 박사 연구팀 등 4개 연구진이 AI기술을 활용해 섬 야생생물인 별란말미잘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과정.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19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섬·연안 야생생물에서 확보한 대규모 유전정보를 AI로 분석해, 살모넬라로 인한 장염을 치료할 수 있는 신규 펩타이드(단백질 조각)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살모넬라에 의한 감염성 대장염은 사람과 가축 모두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최근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이 증가해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해당 성과는 야생생물 빅데이터와 이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는 AI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영지 섬야생생물소재 선진화연구단 전임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2023년부터 섬·연안에 사는 야생생물 의 오믹스(유전정보) 빅데이터를 축적해왔고 AI인 ‘인실리코 분자 도킹 시스템’으로 이를 분석해 항균 기능이 우수할 것으로 예측되는 펩타이드를 선별했다.
이후 AI가 추려낸 펩타이드 후보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제주도·남해 등에 서식하는 ‘별란말미잘(학명 Halcurias carlgreni)’ 속 펩타이드가 살모넬라 감염으로 인한 장염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염증 유발 물질 분비 조절, 장 점막을 보호 등 장 질환 감소율이 89.17%로 기존 항생제(키프로플록사신·87.78%)보다 효과가 뛰어났다. 살모넬라에 감염된 쥐에게 신규 펩타이드를 투여하자, 염증으로 인해 비장이 커지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완화됐고 분변에서도 살모넬라균 수가 줄어들었다.

살모넬라 감염 쥐에게 신규 펩타이드를 투여한 결과 좌측 그래프 초록색 선처럼 체중이 유지됐고, 분변에서 살모넬라 균의 수도 오른쪽 그래프의 보라색 선처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 3월에도 AI를 이용해 별란말미잘 속 펩타이드가 폐렴·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녹농균에 대해 높은 항균 효과를 보이는 것을 입증했다. 상처 치료 실험 결과, 콜라겐과 혈관이 재생되는 등 상처 부위 면적이 82% 감소하고, 폐 질환 치료 실험에서도 녹농균을 약 81% 억제해 조직 손상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영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은 “AI를 활용한 섬·연안 야생생물 유래 펩타이드 발굴은 기존 신약 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접근법”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도 항생제 내성균으로 치료가 어려운 장 질환에 대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앞으로 (AI) 활용 범위를 더욱 넓혀나가고 향후 실용화 가능성에 대비한 추가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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