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랑GO] “으~냄새” 된장·메주 편견 깨는 전통 장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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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 숙제를 해야 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 주에는 한국의 23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해 알아봐요. 16세 때부터 부모님을 도우며 광주 정씨 집안 대대로 내려온 죽염홍된장 제조법을 전수받아 만들고 있는 정승환 명인을 만나러 서울 종로구에 있는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 가볼까요.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만나는 전통 장 명인
간장·된장·고추장 등 장류(醬類)는 보통 일정 기간 이상 숙성을 전제로 하는 복합 발효 식품으로,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음식의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데 사용해왔다. 장이라는 음식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준비해 장을 만들고 관리·이용하는 과정에서 전하는 지식·신념·기술 등을 아우르는 장 담그기 문화는 한국의 23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 장 담그기 문화를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전통 장 대한민국식품명인을 만났다. 왼쪽부터 전상윤 학생기자, 정승환 죽염홍된장 명인, 조현하·서지안 학생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1994년부터 우수한 전통식품의 계승·발전을 위해 대한민국식품명인을 지정·인증해왔다. 조윤주 식품명인체험홍보관 관장은 “그중 우리 전통을 살려 장류 식품을 만들며 장 문화를 전파하는 식품명인은 총 13명”이라고 귀띔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선 전국 각지의 명인들을 만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매달 바뀌는데, 소중 학생기자단은 전통 장 중 하나인 죽염홍된장을 만드는 정승환 명인을 만났다.

장물을 떠내며 된장과 간장으로 장 가르기를 하는 시범을 보이는 정승환 명인.
정 명인은 16세 때부터 부모님을 도우며 광주 정씨 집안 대대로 내려온 죽염홍된장 제조법을 전수받았다. 죽염홍된장은 조선 숙종 때 기록인 ‘갑자윤부’와 명인의 할아버지가 쓴 민간요법 의서 등에 나온 제법을 토대로 경남 하동 청학동에서 재배한 콩, 지리산 800고지의 천연 옥계수와 전통 비법으로 9번 구운 죽염 등을 사용해 만든다. 보통 된장 하면 누런빛을 떠올리지만, 이 된장은 오랜 시간에 걸쳐 덧장을 쳐 붉은색을 띤다.

40년 된 죽염씨간장이 담긴 항아리 속을 들여다보는 조현하(왼쪽)·서지안 학생기자.
정 명인은 “자연 상태에서 발효 시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달라진다”며 “오래 숙성할수록 체내 흡수율도 높아진다”고 했다. “1~3년 정도면 맑다, 젊다고 해서 청장, 4~5년쯤 되면 그리 진하지 않은 색에 감칠맛이 돌아 조미료로 쓰기 좋은 준장, 5~6년 정도면 누렇게 풋풋한 맛도 나고 국·찌개 끓이기 좋은 황장이 되고 6~7년이 넘으면 감홍색으로 순하고 깔끔해 차별화된 맛이 나는 홍장이 됩니다. 청장이나 준장은 체내 흡수율이 약 78%인데, 홍장은 95~99%로 소화에 부담도 없죠. 학생기자단 여러분처럼 어린이나 노약자도 편하게 먹을 수 있어요.”

정승환(맨 왼쪽) 명인이 죽염홍된장을 만들기 위해 경남 하동 청학동에서 재배한 콩으로 만든 메주를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보여주며 좋은 메주에 관해 설명했다.
죽염홍된장은 죽염 만들기부터 시작한다. 10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을 3년 된 대나무 통에 넣고 황토가마에서 920~930도로 8번, 마지막에 1300도 이상 온도에서 총 9번 굽는다. 가을엔 대두로 메주를 만들어 지리산의 청량한 환경에서 발효시키는데, 적당히 잘 익은 메주는 흔히 질색하는 심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명인은 메주를 잘 말려 띄우면 좋은 균이 나온다며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메주를 반으로 쪼개 보여줬다.
“죽염홍된장에 쓰는 메주예요. 두 가지 균주가 메인인데, 흰 백국은 시원한 맛을 내고 노란 황국은 고소한 깊은 맛을 내죠. 안 좋은 건 청국·흑국 같은 게 뜨는 건데, 그럴 땐 먹으면 안 돼요.” 메주를 코에 가까이 대고 냄새도 맡아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싫은 냄새가 아니고 은은하게 고소한 냄새가 난다”고 신기해했다.

급장을 만들기 위해 잘 삶은 메주콩을 적당히 으깨고 삶은 보리쌀과 함께 치대는 소중 학생기자단.
이듬해 음력 정월 화창한 날을 골라 죽염과 메주, 옥계수를 옹기에 담아 장을 담그고 40일 정도 침전 후 된장과 간장으로 장 가르기를 한다. 2년 후부터 매년 1번씩 총 7번의 덧장을 친다. “장은 한번 담은 그대로 유지되는 게 아니에요. 그 속에 수억만 미생물들이 활동하며 발효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멈추게 되죠. 그래서 미생물들이 계속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메주·쌀보리·죽염·물 등의 재료를 가마솥에 죽처럼 고아 기존 장에 뒤섞는 덧장을 하는 겁니다.”
정 명인은 조선 중기부터 270여 년 이어온 씨장, 장씨앗도 보존 중인데, 이날은 40년 숙성한 죽염씨간장을 선뵀다. 항아리에 담긴 간장은 오래된 것에서 연상한 쿱쿱함 대신 맑은 느낌이고 살짝 찍어 맛보니 짠맛과 단맛, 감칠맛이 어우러진 맛있는 맛이 났다.

잘 삶은 메주콩, 삶은 보리쌀을 으깨고 치댄 뒤 씨된장·씨간장을 섞어 급장을 만든 전상윤 학생기자.
이어 소중 학생기자단은 죽염홍된장과 덧장 기법을 활용한 급장 만들기 체험에 나섰다. 잘 삶은 메주콩을 적당히 으깨고 삶은 보리쌀을 치대 동그랗게 빚은 다음 가운데에 홈을 파고 덧장을 위한 씨된장·씨간장을 섞어 다시 모양을 잡아주면 된다. “콩을 너무 잘게 부수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60~70% 정도로 으깨면 식감도 살죠.” 정 명인의 가르침대로 무사히 과정을 완수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콩 반 조각까지 싹싹 긁어 통에 담았다. “해는 피해서 실온에 2주 정도 두면 먹을 수 있어요. 그때부턴 냉장 보관하고요.”

된장으로 만든 드레싱을 무 샐러드에 뿌려 맛봤다. 정승환 명인은 죽염홍된장을 바탕으로 한 소스류를 개발 중이다.
열심히 만든 급장 맛을 상상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앞에 죽염홍된장으로 끓인 된장국과 밥, 김과 홍된장쌈장, 홍된장유자드레싱을 뿌린 무 샐러드가 차려졌다. 조현하 학생기자는 “드레싱이 새콤해 샐러드랑 잘 어울린다”며 “된장으로 만들었다고 말 안 하면 모를 것 같다”고 했다. “평소 먹는 된장국이랑 좀 다르다”며 맛을 음미하는 서지안 학생기자 옆에서 전상윤 학생기자는 “너무 맛있다”며 쌈장·밥·김 조합으로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정 명인은 “홍된장과 홍간장 외에 소스류도 개발하고 있다”며 “김밥용·샐러드용 등 10여 종을 준비 중이니 마트나 백화점 등을 잘 살펴봐달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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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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