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포스트 아르마니' 로소 "넷플릭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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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내에서 포스트 아르마니로 각광 받는 렌조 로소 OTB 회장. 사진 OTB 그룹

17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마르니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렌조 로소(이탈리아) OTB 그룹 회장. 늑대처럼 푸른 눈, 거친 블랙 데님진 차림의 그는 1955년생(71세)처럼 안 보일 만큼 에너지가 넘쳤다.

프랑스에 명품그룹 LVMH가 있다면 이탈리아에 OTB가 있고, 이탈리아 내에서 로소가 ‘포스트 아르마니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 중 한명이란 평가가 나온다. 농부 아들로 태어나 집에서 청바지를 만들어 입었던 그는 1978년 빈티지 청바지 브랜드 ‘디젤’을 설립해 자수성가했다. OTB그룹의 2025년 매출은 17억 유로(2조9000억원)로, 어려운 글로벌 패션 시장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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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성황봉송 주자로 나선 렌조 로소. 사진 로소 SNS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성화주자로 나선 그는 “개회식을 산시로에서 봤고, 소유한 코르티나 호텔에서 성화가 보인다. 세상이 전쟁 등으로 어지러운데, 올림픽이 문화와 국적이 서로 다른 이들을 같은 시간에 일치 시킨다는 게 너무나 아름답다”고 했다.

‘괴짜 CEO’, ‘진 지니어스’, ‘패션계 콜럼버스’라 불리는 그는 “날 독특한 사람으로 묘사해주면 재미있고 마음에 든다. 그룹명 ‘Only The Brave(용감한 자들만)’가 제 인생을 완벽히 대변해준다. 옛날에 (패션업계에서) 광기 같은 느낌으로 바라봤지만, 우리는 미친 게 아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변화를 일으키고 행동할 용기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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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만난 렌조 로소 OTB 회장. 박린 기자

OTB 소유 각 브랜드에 대해 “디젤은 데님의 규칙을 바꿔버렸다. (디자이너) 글렌 마틴스를 데려와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로 확장했다. 메종 마르지엘라는 삶의 경험에서 오는 감성과 기술 정점이 결합됐다. 마르니는 색채를 조합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그 자체다. 클래식한 질 샌더는 실루엣과 제품 완성도만으로 옷장에서 사라지지 않을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홀딩이 지원하는 형태로, 각 브랜드들은 자기만의 길로 자기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인수해서 모두 섞이면 브랜드별 진정성이 오염될 수밖에 없다”며 “재정적 잠재력을 갖춘 프랑스 지간데(거인) 기업이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스타 마케팅은 덜 민주적이며, 똑똑한 소비자들을 설득할 창의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가 프랑스 그룹에 흡수되는 사태를 안타까워한 그는 “프랑스가 빠르게 M&A를 할 때 이탈리아 기업들은 따로따로 일했다”면서 “다만 이탈리아는 생산 공정 유통을 갖고 있다. 지금도 프랑스의 거의 대부분의 명품을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만큼,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한국에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그는 “이 시대에 한국인들이 일상을 해석하는 방식은 물의 흐름처럼 유연하고 남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동시대적이고 현대적이다. 음악은 물론 아이돌 그룹 결성 과정을 보면 너무 아름다워 감탄을 연발한다”고 했다. 딸이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에 미쳐 있다고 소개한 그는 “나도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와 TV시리즈만 본다. 모던하고 신선하고 자연스럽다. 특히 그들의 창의력을 존경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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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만난 렌조 로소 OTB 회장. 박린 기자

그는 한국 청년들을 향해 “모든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남보다 잘하는 게 한 가지는 있다. 그걸 발견하자마자 개발 시키고 창의력을 녹여야 한다. 남들과 하는 것과 비슷하게 하지 말라. 상황을 바꿀 용기와 follia(광기)를 가지고 활용하라”고 조언해줬다.

베네토주 브레간체의 OTB 본사에 직원 2000명을 뒀고, 협력사 직원은 3만명이다. 축구팀 LR 비첸사를 인수해 청소년 대표 7명을 배출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간다. 와인까지 투자를 확장한 그는 “한국과 패션과 뷰티 협업도 하고 있다”며 “한국에 여러 번 다녀왔고 커피숍에서 일반인들과 의견을 나누며 욕구를 듣는다. 우리보다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사람들에게서 배우고 그걸 이탈리아 집에 가져온다. 난 나이가 있지만 발견에 대한 배고픔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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