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6금 딱지 붙이고 어기면 벌금 500억…'SNS 금지령' 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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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틱톡·페이스북 등 주요 SNS 애플리케이션(앱)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자극적인 SNS 콘텐트가 불러오는 중독성이 성장기에 있는 아동·청소년에게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18일 각국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를 비롯해 영국·프랑스·스페인·체코 등의 국가들은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시행 또는 추진 중이다. 가장 먼저 나선 국가는 호주였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에 대해 인스타그램·틱톡·X(엑스) 등 주요 SNS 접속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해당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SNS 기업에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506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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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이밖에도 ‘SNS 금지령’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는 유럽에서만 10개국이 넘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지난 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8차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16세 미만 SNS 전면 금지를 추진하겠다며 SNS에 대해 “중독, 학대, 음란물, 조작, 폭력이 판치는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도 8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우리는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15세 미만 SNS 금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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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가 SNS 중독성이 관한 재판에서 증언을 마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플랫폼 기업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 경영자(CEO)는 1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SNS의 중독성을 부인하며 “나도 ‘넷플릭스에 중독됐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임상적인(clinical) 중독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모세리 CEO가 출석한 재판은 SNS에 중독돼 불안과 우울증 등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20대 여성 케일리 G.M과 그의 어머니가 유튜브, 메타(인스타그램 모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원고 측은 SNS 기업들이 만든 무한 스크롤과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 등이 중독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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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보고 있는 학생들. AFP=연합뉴스

엑스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CEO도 최근 있었던 스페인 산체스 총리 발언에 “폭군이자 국민의 배신자”라며 반발했다. 그는 호주 정부에도 “파시스트”라며 맹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유럽 싱크탱크 브뤼헐연구소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에 유럽 시장은 핵심 돈줄(cash cow)”이라며 “미국이 유럽의 청소년 SNS 금지 조치를 정치적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다음으로 큰 유럽 시장에서 나이 어린 이용자를 차단하는 것은 (빅테크 입장에선)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자, 표현의 자유 침해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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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소년이 화면을 스크롤하면서 SNS 콘텐트를 보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한국도 청소년들의 SNS 사용 규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답보 상태다. SNS 우회 접속을 기술적으로 막기 어려울 뿐 아니라, 2011년 도입된 ‘게임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폐지된 전례 등을 봤을 때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한·미 통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SNS 이용률은 70.1%에 달하며, 2명 중 1명(48.8%)은 SNS에 매일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해외에서 (SNS 금지)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정책 당사자인 아동·청소년의 의견을 정책 검토, 제도 개선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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