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산모·태아 동시에 노린다…출산 반토막에도 늘어난 '이 병'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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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사진 픽사베이
출산 연령 고령화에 따라 '임신 당뇨병'이 산모 건강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출산 추세로 전체 분만 건수는 크게 줄었지만, 임신 당뇨병 비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20일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연간 분만 건수는 40만1435건에서 20만9822건으로 약 47.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임신 당뇨병 진단 건수는 3만377명에서 2만6089명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분만 대비 임신 당뇨병의 비율은 7.6%에서 12.4%로 약 63% 증가했다.
임신 당뇨병은 임신 전 당뇨가 없던 사람이 임신 중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은 경우를 말한다. 태반에서 분비되는 각종 임신 호르몬의 영향으로 산모의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작용이 감소하는 상태)이 증가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한 인슐린 분비가 충분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산모·태아 동시에 위협하는 '임신 당뇨병'

연령에 따른 임신 당뇨병 유병률. 사진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
임신 당뇨병의 유병률은 2018년 이후 전체 임신의 10% 이상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40세 이상 산모의 유병률은 18.6%로, 5명 중 1명꼴에 달했다. 박세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20일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흐름과 맞물려 임신 당뇨병 유병률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신 당뇨병은 산모의 일시적인 질환으로 끝나지 않는다. 박 교수에 따르면 임신 당뇨병은 태아와 신생아에게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산모에게는 전자간증(임신 중독증), 임신성 고혈압 질환, 양수 과다증, 난산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임신 당뇨병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소아 비만이나 성인기 당뇨병 등 대사 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더욱 높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임신 중 혈당 관리는 임신 기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장기적인 대사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임신 당뇨병의 영향. 사진 질병관리청
임신 당뇨병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임신 24~28주 사이 산전 검사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식사를 제한하거나 굶어서 혈당을 낮추려고 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 교수는 "임신 당뇨병의 영양요법은 태아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면서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저칼로리 식사나 과도한 탄수화물 제한은 권고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면 케톤 확인과 분할 식사, 복합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 조정, 중등도 유산소 운동이 도움된다"라고 덧붙였다.
출산 후 관리도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임신 당뇨병을 앓은 산모가 출산 후 10년이 지나면 약 50%에서 당뇨병이 발생한다. 박 교수는 "출산 후 4~12주 사이 추적 검사가 권고된다"라며 "임신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은 이후 2형 당뇨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만큼 장기적인 추적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세은 교수. 사진 강북삼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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