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안중근 ‘빈이무첨’ 유묵 116년 만에 귀환…도쿄도, 한국 정부에 이례적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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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가 안중근(1879~1910) 의사 유묵 한 점을 한·일 우호와 화해 협력을 위해 이례적으로 한국 정부에 대여했다.
20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도쿄도는 일본 세타가야구 로카기념관이 보관하고 있던 안 의사의 유묵 ‘빈이무첨 부이무교(貧而無諂 富而無驕)’를 최근 안 의사 순국 116주기 기념 전시에 맞춰 국가보훈부 안중근의사기념관에 대여했다. 이번에 한국 땅을 찾게 된 안 의사 친필은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은 논어 학이(學而)편의 한 구절을 적은 것으로 도쿄도가 소장하고 있다.
일본 로카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독자 제공
안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기 전인 1910년 3월에 남긴 작품 중 하나로, 독립 의지와 동양평화론의 사상을 담고 있어 안 의사 유묵 가운데 최고봉으로 꼽힌다. 작품엔 ‘경술년 3월 뤼순 옥중에서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 서(書)’란 서문과 함께 단지한 왼손 손바닥 도장(장인)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국가보훈부가 6개월간 대여받은 이 유묵은 오는 3월 26일 순국 116주기에 맞춰 안중근의사기념관에 전시된다. 소식통은 “개인이 아닌 도쿄도가 공공자산으로 소장하고 있는 안 의사의 유묵을 한·일 우호와 평화, 협력을 위해 한국 정부에 대여했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한·일 양국 정상이 빈번하게 셔틀외교를 이어가면서 한·일 관계를 빠르게 개선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며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 요청을 받은 일본 정치인들이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태주고, 유묵을 직접 소장·관리하고 있는 도쿄도의 적극적인 협조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특히 일본에서도 ‘평화와 양심의 문학가’로 불린 도쿠토미 겐지로(徳冨健次郎·1868~1927)가 소장한 것으로 독특한 인연이 있다. 일본의 조선 침략에 반대한 도쿠토미는 자신의 필명인 ‘도쿠토미 로카’로 불려왔는데 그의『불여귀(不如帰)』는 메이지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꼽힐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 로카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독자 제공
그가 안 의사의 유묵을 접하게 된 것은 안 의사가 순국한 지 3년 뒤인 1913년의 일이다. 부인과 함께 중국 동북부 지역을 여행하던 그는 당시 뤼순의 초등학교 교사인 히시다 마사모토(菱田正基)에게서 안 의사의 유묵을 선물 받았다고 한다. 뤼순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하던 안 의사가 남긴 휘호는 일본인 간수들을 통해 전해졌는데, 히시다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가인 도쿠토미에게 자신이 입수한 유묵을 선물했다. 도쿠토미는 도쿄 세타가야구 집에서 말년을 보냈는데, 부인은 도쿠토미의 사망 후 안 의사의 유묵을 포함한 토지와 저택을 도쿄도에 기증했다. 이후 도쿄도는 빈이무첨 휘호와 함께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동아시아를 지키기 위해서 한국·중국·일본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함께 소개했다. 로카기념관이 소장한 안 의사의 빈이무첨 유묵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2003년의 일이다.
한편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3월 한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나라현을 찾아 정상회담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자신의 고향인 안동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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