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아동학대 불송치하고 "양해해 달라"…법까지 어긴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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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반드시 검찰로 송치해야 하는 아동학대 사건을 불송치하고, 고소인 집까지 찾아가 “양해를 좀 해달라”고 부탁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남 거창경찰서 전경. 사진 거창경찰서
21일 경남 거창경찰서에 따르면 A씨가 자신의 딸 B양에 대한 음해성 소문을 퍼뜨렸다며 B양의 친구 부모들을 고소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A씨는 B양이 초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24년부터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B양의 친구들은 학교 책상에 B양에 대한 욕설을 적어두거나, 도서 카드를 절단하는 방식으로 괴롭혔다고 한다. A씨는 B양이 결국 지난해 초 정신과에서 우울증과 적응 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B양의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B양 친구의 부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A씨가 자신의 딸이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학교 측에 알리자,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아이들의 부모들이 B양에 대한 음해성 소문을 퍼트렸다는 이유에서다.
거창서는 고소장 접수 6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A씨에게 불송치 통지서를 보냈다. 사유는 증거불충분이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사건은 반드시 검찰에 송치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거창서는 관련 법을 어기고 A씨에게 불송치 통지서를 보냈다.
이후 경찰의 대응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A씨는 즉각 송치가 원칙인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불송치 통지서를 보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경찰에 항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거창서 측이 ‘양해를 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앞뒤가 안 맞는 해명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1월 거창서에 정보공개청구한 불송치 사유서에 대해서 “해당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경찰이 A씨에게 불송치 통지서를 보내놓고, 반드시 있어야 하는 사유서에 대해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다.
거창서에서 A씨에게 보낸 불송치 통지서. 사진 독자
결국 A씨의 요청에 따라 해당 사건은 거창서가 아닌 경남경찰청이 다시 맡아 직접 수사에 나선 상태다. 경남청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은 송치가 원칙이라는 것은 인정하면서, 거창서가 왜 A씨에게 불송치 통지서를 보냈는지에 대해선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경남청 관계자는 “거창서에서 수사 종결까지 한 것은 아니었는데 A씨가 본인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며 항의해 사건을 다시 수사하고 있다”면서 “아동학대 사건은 법적으로 무조건 송치하는 게 맞다”고 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수사를 종결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거창서가 왜 불송치 통지서를 보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거창서에서 어떤 판단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증거가 불충분해 혐의 입증이 어렵다면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했어야 맞지, 불송치는 절차상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A씨는 경찰 관계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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