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노화인 줄 알았는데"…아침마다 하던 '마른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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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폐 질환 한의학적 치료

초기 증상 가벼워 악화 후 발견 많아
폐 손상땐 회복 안돼 조기 진단 중요
맞춤 한방 치료로 폐 보호·염증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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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를 살피고 있는 김남선 원장. “만성 폐 질환의 진행을 막기 위해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동하 객원기자

폐는 평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심장은 두근거림으로, 위장은 ‘꼬르륵’ 소리로 존재를 알리지만 폐는 묵묵히 쉬지 않고 일한다. 그래서 웬만큼 손상돼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폐 조직이 돌처럼 굳어가는 ‘폐섬유화’나 기도가 좁아지고 폐가 망가지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같은 만성 폐 질환도 초기에는 마른기침이나 가볍게 숨이 찬 증상으로 시작될 뿐이다.

초기 증상이 경미하다 보니 만성 폐 질환이 깊어진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폐가 손상되면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폐섬유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며, COPD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 연관돼 폐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도 크다. 만성 폐 질환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강조되는 이유다.

두통·수면 중 호흡 곤란 동반

건강한 폐는 부드럽고 탄력이 있다. 그 덕에 숨을 들이마시면 팽창하고, 내쉴 때는 다시 줄어들며 유연하게 움직인다. 폐섬유화는 이러한 폐 조직이 점차 굳는 질환이다.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폐가 단단해지고 탄력을 잃으면 호흡이 어려워진다.

폐섬유화는 초기에 마른기침처럼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기침이 잦아지고, 가래가 많아지며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밤에 숨이 가빠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다. 질환이 진행되면 폐포(허파꽈리)의 기능이 떨어져 혈액 내 산소 농도가 낮아지는 저산소증까지 발생한다. 이 경우 두통, 피로, 가슴 답답함, 수면 중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COPD도 폐섬유화와 유사하게 초기에는 가벼운 기침과 호흡 곤란부터 나타난다. 이후 점차 기침, 가래, 숨이 차는 증상이 심해진다. 특징적인 증상은 아침에 기침이 심해지는 것이다. COPD는 숨길이 막히는 병으로, 밤에는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가래가 고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야간 호흡곤란을 유발하다가 아침이 되면 가래 배출을 위해 자연스레 기침이 잦아진다. 이에 따라 COPD 환자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답답하고, 가래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거나 기침이 멈추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

두 질환은 증상뿐 아니라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도 닮았다. 초기 증상인 마른기침과 가벼운 호흡 곤란이 감기나 기관지염, 심장 질환과 비슷해 방치하거나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당수의 환자가 마른기침을 노화 현상이나 감기로 오인해 치료 적기를 놓치곤 한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돼 환자 스스로 변화를 자각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진단을 늦추는 요인이다.

문제는 헤매고 방치하는 사이 염증과 손상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폐섬유화·COPD의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폐포 조직은 탄력을 잃고 기능적인 손실과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COPD를 방치할 경우 폐섬유화까지 진행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호흡 곤란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두 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는 COPD만 앓는 환자보다 폐 기능 저하 속도가 빠르고, 일상생활에서 숨참을 더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섬유화와 COPD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손상된 폐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관리를 받으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특히 폐섬유화는 진단 후 평균 생존율이 낮은 중증 질환에 속해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크다.

한의학에서는 폐 조직 보호 및 염증 완화를 목표로 만성 폐 질환을 치료한다. 영동한의원은 수십 년간 폐 질환 환자를 치료해 온 임상 경험과 연구를 통해 개발한 한방 처방을 바탕으로, 손상된 심폐 기능과 면역력을 함께 살피는 데 중점을 둔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김 원장이 4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김씨녹용영동탕’이 있다. 이는 폐 조직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탕약이다. 약은 기침과 가래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폐섬유화 환자의 경우 약 30%가 심장 질환과 연관돼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는 녹용·녹각교와 전신 면역력을 높이는 한약재를 함께 처방한다.

심폐 기능·면역력 함께 살피는 한방치료

‘K-심폐단’은 폐 기능 저하로 숨이 가쁜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한방 처방이다. 우황청심환에 사향·침향·녹용 등 심폐 면역력을 증진하는 약재를 배합해 폐와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호흡 개선을 돕는다.

마른기침 완화와 장기 기능 보호를 위한 ‘훈증 치료’도 시행한다. 한약재를 증기 형태로 바꿔 기관지와 폐 점막에 약재를 직접 도달시키는 방식이다. 천연 유래 성분을 직접 흡입하면 건조한 호흡기 환경을 개선하고 기침과 숨이 가쁜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폐섬유화와 COPD는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할수록 진행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진다. 김 원장은 “마른기침을 지속하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진단 이후에도 병의 진행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영상 검사와 진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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