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브라질, 수교 67년만 ‘전략적 동반자 관계’…李·룰라 5초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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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양국 수교 67년 만이다. 양국은 2004년 룰라 대통령 재임 때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에 맞춰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는데 이번에 한 단계 더 격을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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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한-브라질 확대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 언론 발표에서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한국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 간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룰라 대통령도 긴요한 과제라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이 속한 남미 최대 경제 공동체다. 정부는 한-메르코수르 무역 협정을 추진해왔지만, 상품 시장 개방 등 쟁점에서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브라질 수송기 제조에 우리 부품 기업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항공 분야에서도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이 진행 중”이라며 “차세대 민항기 공동 개발 등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협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한국 최초 상업 우주 발사체의 발사를 시도했던 일을 언급하며 “양국 간 우주 협력의 중요한 자산이 됐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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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김혜경 여사와 잔자 룰라 다 시우바 여사가 23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깃발을 흔드는 화동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브라질산 소고기 수출을 위한 위생 검역 요건이 조속히 마무리된다면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했다. 브라질은 소고기 수출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나라지만, 한국은 구제역 등 질병을 이유로 브라질산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4개년 행동계획도 채택됐다. 양국은 또 중소기업·보건·농업 등 10개 분야에서 양해각서(MOU) 및 협약을 맺었다.

MOU엔 핵심 광물 분야 교류·협력을 촉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룰라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최대이며, 니켈도 상당히 많이 매장돼 있다”며 “핵심 광물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 분야 규제 협력 MOU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에서 인기를 끄는 K-화장품이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청와대를 찾은 룰라 대통령을 이 대통령은 뜨거운 포옹으로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청와대 본관 앞에 미리 나와 룰라 대통령을 기다렸다. 김혜경 여사는 브라질 국기 상징색을 반영해 초록색 고름을 단 파란색 저고리와 옅은 노란색 치마를 입고 함께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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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한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부인 잔자 룰라 다 시우바 여사를 영접하고 있다. 뉴스1

룰라 대통령이 탄 검은색 차량은 취타대와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청와대로 진입했다. 룰라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이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양팔을 벌려 환영의 뜻을 보였고, 두 정상은 5초 남짓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포옹하는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에 한글과 포르투갈어로 나란히 올린 환영 메시지에서 룰라 대통령을 “나의 영원한 동지”라고 호칭했다. 두 사람은 소년공 출신 대통령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정상은 회담장에서도 오른손을 높이 들어 손뼉 소리가 들리게 맞잡는 등 우의를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자신의 얼굴이 표지에 그려진 책에 ‘룰라, 저도 당신을 존경합니다’라고 서명한 뒤 룰라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룰라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자 이 대통령은 손뼉을 치며 “예술”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두 정상의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이 길어져 공동 언론 발표 시간이 50분 늦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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