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 작품 왜 한다 했지? 처음엔 참 후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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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비틀쥬스’에서 100억년 가까이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유령 역할을 맡은 김준수는 동명 영화 원작에서 벗어나 자신과 어울리는 괴짜 유령 캐릭터를 연기했다. [사진 CJ ENM]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는 아니다’라는 말은 더 이상 안 나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준수(39)는 현재 한국 뮤지컬 분야에서 티켓 파워가 가장 큰 배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김준수가 ‘모차르트!’를 통해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오른 2010년 1월 26일은 ‘한국 뮤지컬의 날짜 변경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기 그룹 ‘동방신기’ 출신의 김준수가 한국 뮤지컬의 판을 바꿨다는 의미다.

뮤지컬 데뷔 16년째인 현재도 김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공연을 보려면 험난한 ‘티케팅 전쟁’을 거쳐야 한다. 김준수가 출연한 ‘알라딘’ 국내 초연은 2024년 전체와 2025년 상반기 뮤지컬 티켓예매액 1위(공연예술통합전산망 집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개막해 다음 달 22일까지 이어지는 ‘비틀쥬스’도 김준수 출연 회차는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5월까지 이어지는 ‘데스노트’의 경우 현재 다음 달 29일 공연분까지 예매가 가능한데, 김준수 출연 예정 회차의 티켓은 동이 났다.

이런 김준수에게 ‘비틀쥬스’는 뮤지컬 배우로서 큰 의미를 가진 도전이었다. 23일 서울 신사동 소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준수는 “‘비틀쥬스’는 그간 출연했던 작품과 결이 너무 달라 걱정을 많이 했다”며 “연습 과정에서도 열 번 넘게 ‘내가 왜 했지’라는 후회를 했다”고 털어놨다.

‘비틀쥬스’는 팀 버튼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괴짜 유령 비틀쥬스가 인간 소녀를 리디아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쇼 뮤지컬’이다. 그간 뮤지컬 배우 김준수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엘리자벳’ ‘드라큘라’ 등은 비극적이고 서정적인 서사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기존 출연작과 성격이 다른 ‘비틀쥬스’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김준수는 관객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그간 한국 무대에서는 서사가 있고 어두운 분위기에 서정적인 음악이 어우러지는 작품이 사랑을 받아왔다”며 “‘킹키부츠’ ‘알라딘’ 같은 쇼 뮤지컬의 흥행을 보고 관객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쇼 뮤지컬의 특성에 ‘블랙 코미디’ 성격을 더한 작품은 ‘비틀쥬스’밖에 없다고 생각해 처음으로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다”고 덧붙였다.

‘비틀쥬스’ 이후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김준수는 밝혔다. 그는 “‘비틀쥬스’ 출연이 알려졌을 때 일부 관객들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며 “그간 ‘김준수 스스로 본인이 어울릴 만한 걸 똑똑하게 잘 선택한 것이고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는 아니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잘 해내면 이런 평가는 더 이상 나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준수는 원작에 얽매이지 않고 ‘비틀쥬스’ 캐릭터를 자신에게 맞게 바꿔 나갔다. 그는 “원작과 비교하면 다소 동떨어질 수 있지만 아저씨 같은 느낌, 괴물같은 흉측함이 아니라 꼬마 유령 캐스퍼와 같이 귀여운 면 등을 다채롭게 표현하려 했다”며 “제작진도 이에 동의해주셨다. 원작 영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내가 이 역할에 도전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준수는 다음 달 10일부터 뮤지컬 ‘데스노트’ 무대에도 오른다. 이름을 적으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를 두고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명탐정 엘(L)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김준수는 2015년 초연부터 이번 4연까지 엘을 연기한다. 그는 “같은 역할을 하지만 기존 연기와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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