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부 고위 당국자 “美 비행금지구역 복원 아직 동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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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뉴스1

정부가 추진 중인 ‘9·19 군사합의’ 복원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비행금지구역’을 복원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 측은 아직 동의하지 않은 상태라고 24일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한·미 정상이 지난해 합의한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등 안보분야 협의 후속 협상을 위한 미국 대표단의 방한 일정도 ‘2말 3초’로 예고됐던 것과 달리 현재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행금지구역 복원 문제에 대해 “미국이 아직 동의하지 않았고,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당초 ‘미국 측의 동의 여부’를 묻는 말에 “(미국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그런 거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가 이후 “큰 실수를 했다”며 발언을 이처럼 정정했다.

비행금지구역 복원과 관련한 한·미 간의 이견이 당국자의 입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9·19(남북군사합의) 복원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는 처음부터 밝혀졌던 것이며 그 과정에서 미국 측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오고 있다”면서도 “다만 협의하다 보면 기술적으로 한쪽에서 우려를 가지는 경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정부는 다음 달 9일 시작하는 한·미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을 코앞에 두고 대규모 실기동훈련(FTX)을 최소화 하거나 하지 않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미 측이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필두로 정부 내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에 드라이브를 걸며 띄웠던 낙관론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정 장관은 설 연휴 기간이던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북 무인기 침투 사태에 대해 북측에 공식 유감을 표명하며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포함하여 기존 9·19 군사합의 일부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틀 뒤인 20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호응했다. 국방부는 정 장관의 발표 직후 “유관부처, 미국 측과 협의해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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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무인기 사건 관련 입장 및 재발방지대책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 당국자는 미국 안보 협상단의 방한이 당초 예고했던 ‘2말 3초’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보류된 게 아니고 스케줄링 이슈”라며 “미국의 정치 상황이 예측하기 어렵고 갑자기 이란 문제라든지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라든지, 또 미·중 정상회담이라든지 여러 복잡한 일들이 있기 때문에 진도가 잘 안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그 팀(미 국무부)이 이란 때문에 올스톱(All stop)된 상황”이라면서다.

이 당국자는 “더 늦어지면 우리가 먼저 다녀올 가능성도 열어두는 상황”이라며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정이 계속 미뤄질 경우 우리 측 대표단이 먼저 워싱턴을 방문해 안보 협상을 챙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오는 4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는 원론적 입장도 내놨다. 고위 당국자는 “미·중 정상회담 계기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미국 실무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식을 뛰어넘는 대북 어프로치(Approach·접근)를 하면 그것에 맞춰서 해야 하니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결국은 북한이 나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우리끼리 도상 훈련을 하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대화의 이니셔티브는 사실상 북한이 쥐고 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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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9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조 장관은 “미국이 협상 진척이 없으면 관세를 인상해 적자를 개선하려 한다”고 밝혔다. 임현동 기자

미국과의 굵직한 일정이 순연된 가운데, 정부는 중견국 및 주변국 외교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조현 장관은 25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한·캐나다 외교·국방(2+2) 장관회의 참석차 이날 출국했다. 조 장관은 방산 협력과 관련해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우리 정부가 진력을 다해왔다”며 “잘 설명하고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양국 간 군사·국방 비밀 정보 보호 협정 서명식과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란 것도 밝혔다. 이번 2+2 회의는 2024년에 마련된 1차 회의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고위급 협의체다. 이번 회담은 캐나다 측의 개최 희망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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