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혁신이 대형 금융위기 부른다”…월가 뒤흔든 미래 보고서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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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혁신이 기존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비관적 보고서가 월가를 뒤흔들었다.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AI가 현재의 산업 구조를 파괴하고 경제 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경고다. AI 낙관론이 아직은 팽배한 금융 시장에서 보고서 공개 후 관련 업종의 주가가 떨어질 만큼 반향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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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로고. AFP=연합뉴스

해당 보고서는 독립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22일(현지시간) 내놓은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다.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보고서는 2028년 6월자로 가상의 거시경제 리포트 형식을 빌려 AI 기술이 일상화된 미래의 위기를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전기만큼 흔해진 고성능 AI

보고서의 전제는 "현재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인간의 희소한 지능을 기반으로 한다"는 데서 시작한다. 하지만 2028년 고성능 AI가 전기만큼이나 흔해지면서 상황이 급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과거 비싼 값을 치러 구해야 했던 전문 지식과 판단력이 무한대로 공급되면서 지능에 붙던 웃돈의 개념이 옅어질 수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는 가치를 잃게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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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 보고서 표지. 시트리니 리서치 웹사이트 캡처

붕괴는 도미노처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가 꼽은 대표적 사례는 결제 혁명에 따른 금융 붕괴다. AI가 0.01%의 수수료 차이까지 포착해 최저 비용 경로를 스스로 찾아내고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면서 마스터카드·비자 등 기존 신용카드 체계가 고사한다는 시나리오다. 카드사의 위기는 은행 수익성의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위기도 불가피하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제동 장치 없는 악순환

보고서가 거론한 더 큰 문제는 이런 변화에 제동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AI가 화이트칼라를 대체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소득이 줄어든 근로자들은 주택담보대출 등 빚에 시달린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압도하는 부동산 대폭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생존 경쟁 속에서 기업은 직원을 더욱 줄이고 AI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실업률이 더욱 폭등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월가 덮친 공포 투매… IBM 25년 만의 최대 낙폭

보고서의 파장은 즉각적인 투매로 이어졌다. 보고서에서 위험군으로 분류된 마스터카드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결제 업종, 그리고 우버와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 등 공유경제·배달 업종의 주가가 23일 4~7%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IBM의 경우 13%가 급락하며 25년 만의 최대 일일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의 코딩 AI 클로드 코드가 IBM의 고전 프로그래밍 언어 코볼을 현대화할 수 있다고 발표한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 보고서가 관측한 것처럼 "지능의 희소성이 사라질 때 발생하는 고통스러운 가격 재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장세를 놓고 "금융주가 3.3%,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이 4.3%씩 각각 떨어졌다"며 "AI를 둘러싼 우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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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업체 앤트로픽 로고를 담은 일러스트. 로이터=연합뉴스

탄광 속 카나리아의 경고…새로운 균형점 찾아야

도어대시의 공동 창업자인 앤디 팽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AI 기반의 전자상거래가 산업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우리 발밑의 지반이 흔들리는 현 상황에 업계는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베스트셀러 『블랙스완』의 저자인 과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이날 한 세미나에서 "AI 부문 전반에 확률은 낮지만 발생 시 파괴력이 큰 이른바 '테일 리스크(Tail risk)'가 저평가돼있다"며 "투자자들이 항상 위험 분산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아직 탄광의 카나리아가 살아있다"는 구절로 마무리된다. 지금은 위기가 현실화한 시점이 아니라 대응 시간이 남은 경고 단계로, 투자자와 사회가 AI 시대 새로운 경제 균형점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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