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기계약직이라 괜찮다?”…지방선거 앞둔 전북도립국악원 ‘선거 중립’ 논란 [이슈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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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전경. 김준희 기자

전북도 감사위원회, 감찰 착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특별자치도 산하 공공기관인 전북도립국악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예술단 한 간부가 특정 도지사 후보를 지지하는 SNS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단원들을 대거 초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전북도 감사위원회는 즉각 감찰에 착수했지만, 당사자는 ‘무기계약직 신분’을 내세워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26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 감사위원회는 최근 도립국악원 간부급 단원인 A씨에 대한 감찰에 돌입했다. A씨가 지난 1월 2일 SNS에 차기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B 의원을 지지하는 단톡방을 개설해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단톡방엔 A씨 도립국악원 직속 후배 단원과 지인 등 30여 명이 초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단원들 사이에선 “상급자 초대라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도 감사위 사무국은 설 연휴 직후 도립국악원에 감찰 요원 두세 명을 파견해 단톡방 대화 내용과 개설 경위 등을 파악 중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단톡방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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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국악원 소속 간부급 예술단원 A씨가 올해 초 만든 B 의원 지지 단톡방 캡처. [사진 독자]

전북선관위 “선거법 위반 아냐”

A씨는 단톡방 개설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의원 캠프와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A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주변 형님들로부터 국악에 관심이 많은 정치인이라고 들어 새해 인사도 할 겸 단톡방을 만들었다”며 “국악계에서 지지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여론조사 관련 게시물을 한 번 올렸을 뿐 그 뒤 아무 활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래돼서 누구를 초대했는지 모르겠고, 방이 있는지도 잊고 있었다”고 했다.

논란의 핵심은 A씨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공직자 신분이냐는 것이다. 도립국악원에서 20년 넘게 활동해 온 A씨는 “나는 별정직 공무원이 아닌 무기계약직(민간인) 신분”이라며 “해당 의원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도 없다”고 했다. 해당 의원 측도 “캠프 차원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전북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다”는 해석을 내놨다. 전북선관위 관계자는 “무기계약직은 공무원이 아니어서 정당 가입이나 특정 후보 지지 등 선거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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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1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전북 국회의원·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관영 전북지사(앞줄 가운데)와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도 “무기계약직도 중립 의무 있다” 

그러나 전북도는 이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 법적 처벌 여부와 별개로 도 예산으로 운영되는 산하 기관 간부가 선거 국면에서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 자체가 심각한 ‘복무 기강 해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진철 전북도 감사위원장은 “별정직이든 무기계약직이든 공공 영역에서 일하며 선거 중립 의무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단톡방 내에서 사실상의 강요나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 공직자 중립 의무 위반 여부를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부터 지방선거에 대비해 암행 감찰 중인 도 감사위는 SNS를 통한 간접적인 선거 관여 행위도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법적으로 선거운동이 가능한 무기계약직을 감찰하는 것은 정치적 탄압”이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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