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청래, 대법원장 사퇴요구한 날…법원행정처장, 직 내리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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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재(사법연수원 22기·대법관) 법원행정처장이 27일 처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큰 ‘사법 3법’(법 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을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자 직책 사퇴로 강력 반발의 뜻을 전한 것이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처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조 원장이 만류했으나 박 처장이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행정 총괄 책임자로서 (민주당의 부당한) 사법 3법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대법원 관계자)라고 한다. 천대엽 전 처장 후임으로 지난달 16일자로 임명된 지 42일만이다. 통상 임기 2년을 채운 역대 처장 중 가장 단기간 재직이다.

박 처장은 이후 언론에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해 볼 때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되어 송구스럽다”며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출석해 사법3법에 대해 꾸준히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더불어민주당이 24일부터 본회의에서 사법3법 처리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25일에는 전국법원장회의를 긴급 소집해 3개 법안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법리를 왜곡했다는 명분으로 판사·검사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왜곡죄, 법원의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뒤집을 수 있는 재판소원법, 사실심 부실화 등이 예상되는 대법관 증원 모두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하고 국민 피해가 크다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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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7일 대구 중구 2.28 민주운동기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25일 법왜곡죄를 상정해 통과시켰다. 26일 상정한 재판소원법도 이날 저녁쯤 야당 필리버스터를 마치는대로 통과될 예정이다. 대법관 증원 내용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이르면 28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 이제 고민할 때가 됐다”고 압박했다. 정 대표는 “저 같으면 ‘사법 불신의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어 이에 책임을 지고 대법원장직에서는 사퇴합니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강도를 높였다.

법원 내부에서는 “참담하다”는 반응이다. 박 처장은 2023년 법원행정처 차장을 거쳐 2024년 8월 대법관에 임명됐다. 대법관 중 국회 업무 경험이 있어 사법행정을 조율할 적임자로 평가돼왔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사법 3법 통과와 법원과 국회의 관계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느낀 것 같다”며 “재판 독립과 판사의 자긍심을 해치는 결과가 생긴 것에 대해 사퇴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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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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