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명필’로 불린 이완용…매국노의 글씨 뒤 근대의 풍경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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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나는 이완용의 글씨가 궁금했다
강민경 지음
푸른역사

‘매국노’ 이완용(1858~1926)의 일대기를 당대 ‘명필’로 불린 그의 글씨와 주변 인물들에 초점을 둬 색다르게 엮은 책이다. 을사늑약 등 역사적 변곡점은 흐릿하게 처리되고 그저 글씨깨나 썼고 당대 미술인과 교유가 두터웠던 인물로서 그가 살았던 삶과 시대를 부채 펼치듯 넓혀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구한말부터 경성시대까지 조선 미술인들의 활동과 초기 근대 미술시장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역사연구자 겸 박물관 학예사인 저자는 이완용의 친필 일기 ‘일당선고일기’ 등을 일일이 찾아보며 유물(사료)에 바탕한 인물 추론을 해간다. 독립문 편액 글씨를 두고 이완용설과 김가진설을 필획 하나하나 분석·논증하는 대목은 추리소설 못지않은 재미를 준다. 안중근(1879~1910) 의사와 이완용의 유묵 가격이 수천배 차이 나는 이유가 뭔지, ‘계급장 떼고’ 분석하는 대목도 고개를 끄덕일 법하다.

이완용은 한때 살았던 서울 이문동 순화궁(현재 인사동 태화빌딩 자리)에서 이사 나가면서도 팔지 않고 세를 놨는데, 이곳은 여관을 거쳐 요릿집 태화관이 됐다. 1919년 3월1일 민족대표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할 당시에도 소유주가 이완용이었다. 삼일절 107주년 코앞에서 곱씹어보는 역사의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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