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엡스타인 성범죄 생존자, 버지니아 주프레가 남긴 삶의 기록[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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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디스 걸
버니지아 로버츠 주프레 지음
김나연 옮김
은행나무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의 성폭력·성착취 범죄는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뉴스에서 보듯 그 파장이 현재형이다. 『노바디스 걸』은 그 피해자이자 고발자로서 앤드루 전 왕자의 몰락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 버니지아 로버츠 주프레의 삶을 담은 회고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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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당시 앤드루 왕자, 버니지아 로버츠 주프레, 길레인 맥도웰. 2021년 미국 미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이 공개한 사진이다. 주프레는 회고록 '노바디스 걸'에 10대 시절 앤드루 왕자를 처음 만난 당시 자신이 건넨 사진기로 엡스타인이 활영한 사진이라고 촬영 경위를 전한다. (사진 제공: 미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 / AFP)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이용 금지〉

엡스타인을 알게 된 10대 시절 전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한 호흡에 읽기 힘들 만큼 참담한 경험이 여럿이다. 엡스타인과 조력자 길레인 맥도웰이 어리고 취약한 여성들을 먹잇감 삼아 벌인 일들은 물론 어린 시절 가족 안팎에 겪은 일들, 법과 제도를 아울러 누구든 제대로 도움을 주지 않았던 일들을 포함해서다. 그럼에도 이들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도모하고, 스스로를 드러내며 목소리를 높여온 삶의 모습이 회복과 용기의 여정으로도 다가온다.

주의 깊게 쓰인 이 책은 묻힐 뻔했던 엡스타인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난 과정, 피해자에게 쏟아진 비난과 비판, 그런 빌미가 된 일들까지 충실히 담아낸다. 권력과 부와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는 가해자들에 맞서는 공포, 공론화를 위해 트라우마를 감당하는 고통 역시 생생하다. 주프레는 지난해 4월, 세 자녀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유작이 된 회고록에, 그의 목소리에 이제라도 귀 기울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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