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4억짜리 수상전에서 이겼다…박정환, 세계 최대 상금 대회 초대 챔피언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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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신한은행배 세계기선전에서 우승한 박정환 9단. 시상식에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채 입장했다. 사진 한국기원
박정환 9단이 우승 상금 4억원의 신한은행배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박정환(33) 9단은 27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회 신한은행배 세계기선전 결승 최종국에서 중국 왕싱하오(26) 9단에게 백 230수 만에 불계승하고 결승 종합전적 2승1패로 우승했다.
신한은행배는 지난해 우승 상금 4억원을 내걸고 신설됐다. 4억원은 세계 바둑대회 중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이다. 결승 최종국은, 지난 25일과 26일 열린 결승 1국과 2국을 박정환과 왕싱하오가 나눠 가지면서 4억원을 건 최후의 승부가 됐다.
이렇게 큰 판이 열리면 보통 바둑은 잔잔하게 진행되게 마련이다. 섣불리 달려들었다가 실수로 판을 망칠 수 있어 서로 싸움을 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의 4억짜리 승부는 달랐다. 우변에서 초대형 대마 싸움이 벌어졌다.
형세가 불리하다고 느낀 박정환이 강수(80, 82수)를 연달아 터뜨리며 바둑을 대혼란에 빠뜨렸다. 천원을 중심으로 바둑판 오른쪽 절반이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박정환의 백 대마와 왕싱하오의 흑 대마가 서로 미생인 채로 난마처럼 얽혀 버렸다. 누가 누구를 공격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난전이 벌어지자 인공지능 승률 그래프마저 오류를 일으켰다.
이 순간 왕싱하오의 실착이 나왔다. 어쩌면 딱 한 번의 실수였다. 왕싱하오가 더 밀어붙일 수 있는 국면이었는데, 흑백 모두 각생하는 타협이 일어났다. 바둑이 팽팽해지자 초조해진 건 왕싱하오였다. 좌변에 침투해 형세를 뒤집어보려 했으나 노련한 박정환에게 오히려 되치기를 당했다. 이번 대회 8강에서 당대 최강 신진서를 꺾고 결승까지 올라온 중국 최강 신예는 여기서 돌을 던졌다.
박정환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올해 가장 큰 목표를 이뤘다”며 “2021년부터 벽에 막힌 것처럼 잘 안 되고 안 풀렸는데 오늘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환이 인터뷰에서 말한 2021년이 삼성화재배다. 그 대회 이후 박정환은 5년간 세계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박정환은 신한은행배 우승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최장 기간 우승 기록도 경신했다. 2011년 8월 제24회 후지쓰배에서 첫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박정환은 14년 6개월 만에 신한은행배를 거머쥐면서 조훈현 9단의 종전 기록(13년 4개월. 1989년 9월 제1회 응씨배~2003년 1월 제7회 삼성화재배)의 메이저 세계대회 최장 기간 우승 기록을 넘어섰다. 93년생 박정환은 33세 1개월 나이에 신한은행배에서 우승했다. 30세 이후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기록은 이창호 9단도, 이세돌 9단도 세우지 못한 기록이다.
제1회 신한은행배 세계기선전은 신한은행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제한 시간은 시간 누적 방식(피셔 방식)으로 각자 30분에 추가 시간 20초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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