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주당의 법원 흔들기에 대법관·선관위원장 인선도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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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악 대법관이 후임자 없이 3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대법관 공백이 현실화하면서 이와 함께 노 대법관이 맡았던 선거관리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역학관계 역시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내재된 갈등이 분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은 3일 오전 10시 노 대법관 퇴임식을 진행한다. 후임 대법관이 임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노 대법관이 속한 대법원 1부는 4명에서 3명 체제로 축소된다. 앞으로 소부 재판이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소부 변경 등 운영 방식은 퇴임식 이후에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법관 공백 현실화…“청와대와 대법원 이견”

헌법 104조는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하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린 인물 가운데 1명을 정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해야 한다. 추천위는 지난 1월 21일 4명(김민기·박순영·손봉기·윤성식)의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제청을 하지 않고있다.

입법·행정·사법부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대법원과 청와대가 제청 대상자를 물밑에서 조율했는데, “대법원과 청와대의 이견이 크다”는 말이 돌고있다. 여기다 민주당의 사법 3법(재판소원·대법관 증원·법왜곡죄) 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사퇴를 표명하면서 청와대와 민주당을 한 축으로, 대법원을 한 축으로 하는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상황이다.

조 대법원장이 제청을 하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등이 남아 있어 공백은 더 길어질 예정이다.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정지되자 대법원이 후임 인선 절차를 보류하고 여야 대립이 이어지면서 이상훈 당시 대법관 후임 공백은 5개월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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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사퇴를 표명한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노태악 선관위원장 유임 주장도  

노 대법관 퇴임으로 공석이 되는 선관위원장 역시 후임자 선출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 제114조는 선관위원장을 선관위원 가운데 호선으로 임명한다고 돼있다. 선관위원들이 일종의 추대나 내부적 선출 과정을 거쳐서 위원장을 정하라는 뜻이다. 다만 통상적으로는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임했다. 조 대법원장은 직전에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천대엽 대법관을 노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했다. 관례를 감안하면 천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맡는 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대법원과 민주당의 갈등을 감안하면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맡던 관례가 깨질 수 있다는 말이 여권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선관위원 추천 주체 등을 감안하면 “숫자의 힘을 바탕으로 관례를 얼마든지 깨뜨릴 수 있다”(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것이다.

6·3 지방선거까지 천 대법관이 아닌, 노 대법관을 선관위원장직에 유지시키겠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노 대법관이 대법관 임기를 마치더라도 선관위원장은 선거 끝날 때까지 즉 6월 3일 지방선거 끝날 때까지 계속한다”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면서 “천 대법관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전원합의체 파기환송 선고에 관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만한 대안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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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1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 구성, 노골적 진보 우위 전망

조 대법원장의 신임 대법관 제청권이 흔들리면서 향후 대법원 구도는 여권 입맛에 맞게 구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통과로 이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는 2030년 6월까지 22명, 전체 대법관 중 85%의 임명권을 갖게 됐다. 현행 14명 대법관 성향을 분석하면 중도·보수 우위 구조다. 지난해 대선 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한 대법 전원합의체는 10명이 중도·보수, 2명이 진보로 평가됐다. “노골적인 진보 우위 대법관 구성으로 바뀔 것”(고법판사)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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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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