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꼬챙이까지 씹어 먹은 곶감의 맛...옛 선비들 한시에 담긴 먹거리[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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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나를 보고 단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
강혜선 지음
서유재
"늙은 치아에 무른 홍시가 맞고/ 병든 입에는 말린 곶감도 더욱 좋구려 (중략) 몹시 우스운 건 다 먹고 남은 꼬챙이를/ 손에 들고 찌꺼기까지 씹고 있다네."(318쪽)
고려 시대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이규보가 남긴 시의 한 대목이다. 어찌 그뿐이랴. 조선 후기 문인 심노숭은 좋아하는 감을 쉰 살 이후에도 한번에 육칠십 개나 먹어 '감에 미친 바보(柿癡)'로 불렸다고 한다.
이처럼 이 책 『나를 보고 단 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은 조선 시대 한시를 중심으로 옛 선비들이 남긴 군침 도는 먹거리 얘기를 그 일화와 함께 풀어낸다. 순무 굴김치, 미나리 넣은 쏘가리 매운탕, 한강 웅어 구이, 꿩고기, 만두, 떡, 엿….유배지에 맛본 음식들이나 정조 임금이 정약용을 포함해 규장각 학사들에게 한밤에 내려준 진수성찬, 난로회 등의 음식 모임과 절기 음식도 아우른다.
성신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인 저자의 전공은 조선 후기 한문학. 여러 해 동안 각종 자료를 섭렵하며 음식 얘기를 만날 때마다 '나의 맛있는 한시'란 파일에 모았다고 한다. 인물 이야기도 흥미롭다. 호박 애호가로 자신만의 요리 비법까지 자랑한 실학자 박제가, 텃밭에 상추·곰취 등을 직접 길러 먹으며 채소마다 시를 남긴 김려 등 옛사람들이 한결 친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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